HD현대重 노사, 임단협 ‘줄다리기’ 계속…파업 장기화하나

지난달 25일 교섭 잠정중단…노조 16~18일 파업 18일 전까지 합의 안 되면 다음주 추가 파업 예고 파업 현장 물리적 충돌도…사측 “절충점 찾자”

2024-10-15     권현정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미 예고된 부분 파업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물리적 충돌로 인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추가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하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임단협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5일 진행한 26차 본교섭 이후 교섭을 더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당시 노조 측은 사측이 제시한 2차 제시안을 반려하고 교섭 잠정중단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교섭 재개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노사 간 줄다리기가 교섭 잠정중단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노조 측은 2차 단협 제시안의 내용이 1차 제시안과 다르지 않았고, 기본급 인상폭 역시 부족했단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차 제시안에서 △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 원 △상품권 30만 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을 제안했다. 더불어 장기근속자에게 휴가비 50만 원을 추가 지급하되 휴가 이틀을 반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2차 제시안을 제출했는데, 그 내용이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 단협 내용에서 1차 때 제시한 ‘개악안’을 그대로 제시했다”며 “새로 제시안이 제출되면 교섭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2차 제시안에서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수준의 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올해 기본급을 각각 △12만1526원 △11만7404원 인상했다. 단순 비교시, HD현대중공업의 기본급 인상폭이 가장 높은 셈이다.

파업 현장에서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갈등 장기화 우려를 부르고 있다.

지난 14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현장에서 발생한 충돌과 관련, 사측에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지난 10일 파업현장에서 사측 경비대와 노조의 충돌이 있었고, 이때 조합원 일부가 상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의 10여 차례 파업 과정에서 시설물 무단침입 등 불법행위가 있었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자구책으로 시설물 보호조치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동종사 교섭이 모두 마무리된 만큼, 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을 거두고 하루 빨리 교섭에 복귀해 상호 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오는 18일까지 3차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파업을 추가 진행한단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때까지 제시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수위를 높여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