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한동훈 탓, 안 되면 윤석열 탓’ [기자수첩]
韓, 당의 모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 가져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10·16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자리를 수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논란이 겹쳤음에도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한동훈 대표에게 정치권에선 선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근거는 여론조사상으로도 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금정 지역조차 격전지가 될 만큼 위기 상황에 닥쳤었다. 이에 한 대표는 부산을 다섯 차례 방문하는 등 총력전을 펼쳐 지난 총선 득표율을 웃도는 22%p차이의 압승을 거뒀다. 한 대표의 공로임을 부정할 수 없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선거 평과 관련해 유의할 점도 있다. 만약 여당이 패했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윤 대통령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실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친한계 일각에서는 패배를 우려해 ‘용산 책임론’을 제기하며 군불을 땐 바 있다.
대표적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달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지자들로 하여금 투표장에 나오고 싶은 생각이 떨어지게 했던 것이고, 중산층들에게는 ‘이거 찍어도 되나’ 뭐 이런 생각을 갖게 한 게 맞죠”라고 전했다.
이러한 모습은 옳지 않다. 엄연히 당의 일은 당대표 책임 소관임에도 자칫 잘 되면 한동훈 탓, 안 되면 윤석열 탓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본질이 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권에는 ‘책임 정치’라는 말이 있다. ‘정치 지도자가 자신의 언행과 관계되는 정치적 결과에 대하여 지는 책임’을 뜻하는 말이다. 정치에서 책임은 명확해야 하며, 결과는 당의 리더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더욱이 한 대표는 당원과 민심 모두 압도적 득표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또 현재 차기 대권주자로서 범여권 지지율 선두를 달릴 정도로 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내년 재보궐선거와 차기 지방선거 등 한 대표 아래에서 치러질 모든 선거는 자신이 감수해야 할 몫이며 모든 결과는 당의 리더인 그의 책임으로 귀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