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스크린으로 봐야 제맛’…명작 재개봉 줄잇는 이유는?

오는 25일 해리포터와 4DX의 만남 “특별관 강점으로…관객 니즈 충족” 국내 영화관, 4K 리마스터링 재개봉↑ ‘노트북’, 재개봉 한 달만 17만 관객

2024-12-21     강수연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일상화된 시대, 영화관이 과거의 명작을 재개봉하며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단순히 신작을 기다리는 장소에서 벗어나, 추억을 자극하며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을 제공해 새로운 흥행 공식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극장가는 OTT 플랫폼의 대중화에 맞설 전략으로 명작 재개봉을 꺼내들었다. 관객들에게 극장 경험의 가치를 일깨우는 방식으로, 발길을 되돌리겠단 것이다.

이에 발맞춰 CGV는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연휴 대목을 맞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재개봉에 나선다. 기존 상영과는 달리 4DX라는 특별관 포맷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 생동감 있는 영화 관람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내년 1월에는 곧바로 ‘죽음의 성물 2부’를 4DX 포맷으로 재개봉할 예정이다.

CGV는 이전에도 해리포터 시리즈와 4DX 포맷의 성공적 결합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10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4DX로 재개봉했을 당시, 약 한 달 동안의 좌석 판매율은 54.4%에 달했다. 이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탄탄한 팬층과 4DX 포맷의 몰입감이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결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OTT가 보편화되면서 영화관의 역할이 점점 위축되는 가운데, 명작 재개봉은 극장 경험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중요한 기회”라며 “명작은 시간이 지나도 감동을 줄 수 있기에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명작 재개봉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영화관의 정기 프로젝트로 발전하고 있다.

CGV는 매달 한 편의 명작을 선정해 전국 극장에서 약 2~3주간 상영하는 ‘CGV 월간 재개봉 어바웃 필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첫 번째 작품으로 로맨스 명작 ‘캐롤’을 선보였으며, 지난 11일 4K 리마스터링된 ‘매트릭스’를 재개봉했다.

롯데시네마도 명작 재개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4K 리마스터링된 ‘이터널 선샤인’을 상영하며 관객들에게 더욱 섬세한 화질과 사운드를 제공했다. 개봉 이틀 만에 예매율 2.6%를 기록했고, 롯데시네마 박스오피스 8위에 올라있다.

명작 재개봉은 단순 과거 영화를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고 극장에 대한 고객 경험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재개봉한 영화 ‘노트북’은 한 달 만에 17만585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독립·예술영화 부문 관객 수 1위를 차지했다. 개봉 20주년을 맞아 과거 영화를 다시 보고자 하는 중장년층과 이를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를 모두 만족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CGV 관계자는 “관객 입소문을 통해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엄선해 재개봉에 나서고 있다”며 “특별관을 활용해 OTT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터스텔라, 듄 같은 작품들이 IMAX(아이맥스)나 4DX 포맷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처럼, 극장의 특화된 인프라로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