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4수’ 도전하는 홍준표…이번에는 기회 올까?
洪, ‘탄핵 정국’에서 대선 경험 있지만…한계도 뚜렷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달 19일 공개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테니까”라며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로 전부 진영 대결이 됐다. 아무도 그걸 깨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대선을 통해 이걸 한번 깨보고 싶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출마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사실 홍 시장은 차기 대권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17대 대선 때는 당내 경선에서 최하위에 그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는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했으며, 제20대 대선 경선에선 윤석열 후보에게 패하는 등 세 차례나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선 홍 시장이 다시 한 번 대권주자로 나설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 정국이 찾아오면서 기존 지형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가 탄핵 국면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집토끼와 중도층을 모두 놓친 것이 홍 시장에게는 기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는 여론조사상으로도 나타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한 전 대표와 홍 시장이 나란히 5%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한동훈 원톱’ 체제가 무너진 것이다.
시종일관 탄핵을 반대했기에 마땅한 대권후보가 없는 친윤계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전에는 당내 경선도 뚫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이제는 해볼 만한 분위기가 된 것이다.
유일하게 탄핵 정국에서 대선을 치러본 인물이라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홍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제19대 대선에서 6%의 저조한 지지율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기로 보수층을 결집시키며 24.03%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결국 대통령이 되려면 본선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 홍 시장의 전략은 ‘보수 결집’에 집중돼 있어서다. 경선에서는 선전할 수 있어도,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 본선에서는 지금까지 보인 홍 시장의 행보가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많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여권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후보가 나설 경우 본선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