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배송, 이젠 기본 옵션’…유통가, 당일 넘어 새벽 도착 ‘속도전’
CJ온스타일, 4번째 배달 서비스 선봬…‘새벽에오네’ 도입 NS홈쇼핑, 한진과 손잡고 ‘직택배 당일배송 서비스’ 운영 마트·편의점, 배달의 민족 손잡고 빠른 배송 서비스 제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유통업계가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인해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준치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당일은 물론 새벽 배송까지 선보이는 등 기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에게 당일 배송 가능 여부는 상품의 가격만큼이나 필수 확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 편의 및 상품 신선도와 직결될 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가 물류 거점 등의 인프라를 얼마나 잘 갖춰는지는 입증하는 신뢰 지표로 시장에 받아들여져서다.
단적으로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2022년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점유율을 살펴보면 쿠팡은 24.5%로 1등을 달리고 있다. 물론 지난 2022년 ‘도착보장’ 서비스를 도입한 네이버도 점유율 23.3%로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도착보장은 고객이 구입한 제품의 도착 예정일을 보장함으로써 지연 배송을 막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1위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배송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쿠팡을 넘어서겠단 목표다. 도착보장에 이어 △오늘배송 △새벽배송 △휴일배송 등 세분화된 배송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홈쇼핑 업계도 이 같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은 지난 18일부터 ‘새벽에 오네’ 서비스를 신규 도입했다. 이를 통해 평일 오후 9시 이전에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새벽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CJ온스타일은 이번 서비스 추가를 통해 기존 △’오늘 오네’ △’내일 꼭! 오네’ △’일요일 오네’ 등과 함께 업계 내 유일한 4가지 형태의 배송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9월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오네’ 배송 서비스는 현재 방송 약 40%에 적용된다. 또한, TV커머스와 T커머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까지 적용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NS홈쇼핑도 ‘직택배 당일배송 서비스’를 위해 한진과 손을 잡았다. NS홈쇼핑 물류센터 외에 협력사의 물류센터에서 출고되는 물량까지 당일배송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오전 편성 상품의 경우 기존 28시간 걸리던 배송 리드타임을 반절인 14시간 이내에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NS홈쇼핑은 그간 운영하던 새벽배송 ‘씽씽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 ‘투데이 서비스’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투데이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1만5000건이던 물동량이 올해 월평균 2만 건으로 증가했다. 확대 시행이 시작된 올해 9월 이후에는 월평균 3만 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빠른배송 서비스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단 평가다.
뷰티업계의 선두주자인 CJ올리브영도 일찌감치 배송 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리브영의 경우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3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오늘드림 서비스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약 5배의 매출 상승을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은 지속적인 물류거점 확대를 통해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마트와 편의점도 빠른 배송을 위해 배달의민족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점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올해 △6월 이마트에브리데이 △7월 GS더프레시 △11월 이마트가 차례로 입점했다. 3대 편의점 브랜드로 불리는 △GS25 △CU △세븐일레븐도 배달의민족 입점을 마친 상태다. 배달의민족의 ‘배달 커머스’ 영역 강화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배달 커머스는 입점 된 다양한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업계는 유통가의 빠른 배송 서비스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보편화되는 추세임에 주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배송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며 “이를 뒷받침할 배송 인프라의 구축을 통해 수도권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