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표절 시비 벗고 전기차 ‘메기’되기까지 [옛날신문보기]

배터리 기술 바탕 전기차 산업 진출…고속 성장 모방 논란 돌파, 전기차 시장 선두로 자리매김 한국서 승용 브랜드 출범, ‘아토 3’로 로 승부수

2025-01-31     박제은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BYD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특허가 존재하는 업계에서는 쉽게 용인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러나 이 공식으로 급부상한 기업이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 BYD다. BYD는 국내에서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중국 회사’ 혹은 ‘전기 버스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시작은 휴대폰 배터리였다. 1995년 창립한 BYD는 배터리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 사업에 진출해 고속성장을 이뤘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승용 브랜드의 한국 출범을 알렸다. 국내 전기차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인 가운데, '메기'를 꿈꾸는 BYD의 발자취를 짚어본다.

 

모방 논란, 가격 이점·전동화 기술력으로 돌파


“도요타 코롤라의 복제품 시비가 일었던 중국 BYD의 F3 등 소위 ‘짝퉁’의 대명사격이던 중국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이전받은 선진기술을 토대로 세계 자동차산업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연간 자동차 생산규모는 이미 세계 ‘3위’의 자리에 올랐고 중국내 판매규모는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섰다. 특히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독자 브랜드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07년 12월 2일 <파이낸셜뉴스>, [중국 자동차 세계로 질주] ① 출사표를 던지다

BYD는 2007년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F3은 도요타 코롤라, F6은 혼다 어코드와 현대 그랜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모방 논란을 빚었다. 전기차 사업으로 고속 전환한 BYD는 다양한 차량을 구입 후 분해하며 디자인 레퍼런스를 얻었다고 항변했다. 나아가 배터리 OEM 인프라를 등에 업고 자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하며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기택시가 등장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펑청 택시회사는 선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전기택시는 BYD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첫 전기자동차 모델인 ‘E6’다.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 3월 홍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전시에서의 택시사업은 BYD 전기자동차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BYD는 E6 전기자동차를 연말에 미국시장에 수출한 뒤 내년부터는 유럽시장서에도 이 차를 판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5월 18일 <연합뉴스>,中 전기택시 등장..선전서 첫 서비스

BYD의 무기는 확실했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이다. 그 결과물인 ‘e6’는 선전시 택시 사업에 투입돼 상용화 추석을 다졌다. 2009년 당시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1회 충전으로 최소 100km 이상을 주행해야 했다. 다만 대부분의 경쟁 모델은 주행거리가 짧은 것은 물론이고, 시속 60km 미만으로 느린 데다 출력까지 낮았다.

e6는 그 틈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4시간 충전시 300km 주행거리 확보와 최고속도 시속 140km 등의 동력성능을 갖추며상용화 조건을 충족했다. 10년 간 자체 개발한 LFP배터리가 주효했단 평가다.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지 5년도 되지 않아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것이 위상 회복의 계기가 됐다.

 

2016년 한국 진출…전기버스 공략 ‘신호탄’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총괄사장은 6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에서 “한국 진출을 위해 현재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고, 올 연말까지 국내 진출을 확정할 것”라며 “한국 진출 차량은 e6 전기차로 민간 보급 및 전기택시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3월 6일 <뉴스1>, 中 전기차 BYD, 올 연말까지 국내 진출 노린다(1보)

한국과의 인연은 2015년에 시작됐다.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류쉐량 아태총괄사장이 참석하면서다. 이후 1년 만인 2016년엔 인천에 한국지사가 들어섰다.

경쟁이 치열했던 전기택시 사업 대신, 전기버스를 우도에 투입하며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BYD는 글로벌 전기차 생산 및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전 세계 1위였다. 승용 브랜드 출범에 대한 자신감도 이같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지웰페어는 우도사랑협동조합과 15인승 비야디(比亞迪·BYD) 전기버스 2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지웰페어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와 제주도에 BYD 전기차를 수입, 유통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11월 30일 <연합뉴스>, 이지웰페어, 제주 우도에 전기버스 20대 판매 계약

 

2025년 승용 브랜드 론칭…기대와 우려 한몸에


지난

흔히 중국산 제품을 얕잡아 보다가 우수한 품질이 부각되기라도 하면 ‘대륙의 실수’라고들 칭한다. 중국 제품이 저품질이란 인식이 고착화 돼서다. 그러나 BYD만큼은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야망’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첫 신차인 BYD 아토3 모델을 향한 시장 관심과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오명을 벗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성과만큼은 단기간 내 톡톡히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BYD 아토3 모델은 공개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 23일 오후 기준 사전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섰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브랜드’, ‘중국산’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음에도 7일 만에 아토3의 사전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선 점은 눈여겨볼 대목으로 평가된다. 아토3가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가 공세’가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1월 24일 <시사위크>, 중국차 BYD 아토3, ‘저가 공세’ 통했나… 사전 계약 1,000대↑

당장 한국 시장의 고품질·고급 자동차를 완전히 뛰어넘거나 치열하게 맞붙을 거라 예측하기란 어렵다. BYD 스스로도 향후 저가 공세 지속화와 고객 경험 극대화 전략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연내 2개 모델도 추가 출시하기로 했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