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지난해 4분기 ‘한파’…보수적 투자·수요 맞춤 전략으로 ‘돌파’

LG엔솔·삼성SDI,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SK온도 적자 전망 美 트럼프 영향에 EV 변동성 커져…OEM 보수 기조 유지 탓 LG엔솔, 시설투자 전년比 3조 원↓…폼팩터별 라인업은 확대 삼성SDI, LFP 탑재 ESS 개발… “내년 상반기 SBB 2.0 양산”

2025-02-04     권현정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인터배터리

배터리 업계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는 투자를 줄이는 한편, 고객사 수요에 맞춤한 배터리를 개발해 상황을 돌파한단 방침이다. 또, ESS 등 시장 확대에 나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지난해 4분기 일제히 적자를 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25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수준이다. 매출은 6조45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2567억 원을 기록하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3조75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SK온 역시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SK이노베이션 보고서에서 “배터리 부문은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적자 상태가 이어질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실적 하락의 배경으로는 OEM의 보수적인 시장 전망이 꼽힌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예측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OEM들은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지난해 하반기 배터리 재고 털이에 집중했다. 신규 배터리 구매 역시 줄면서 배터리사엔 보릿고개가 찾아왔단 분석이다.

물론, 업계는 신차 출시에 따라 오는 2분기부터 실적이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배터리 업계 역시 보수적 전망을 기반으로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우선, 공장 신설 및 증설에는 지갑을 닫는단 계획이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캐팩스를 전년도 대비 3조 원 가량 줄인다. 신규 케미스트리 제품 생산에 기존 라인을 활용하는 등 방법을 통해서다. 삼성SDI 역시 올해 캐팩스를 전년 대비 감축한단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24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라인을 활용해서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는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OEM 수요에 맞춤한 배터리 개발 및 공급에는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폼팩터별 케미스트리를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파우치형 뿐만 아니라 각형 LFP, 고전압 미드니켈 등도 선보인단 계획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고객사 추가 확보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미국 리비안과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4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원통형 46시리즈를 기반으로 EV 스타트업 업체부터 레거시 업체까지 고객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고객사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 측은 “LFP 배터리는 당사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동종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미 완성했다”며 “2027년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 중이다”라고 전했다.

ESS 시장에서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삼성SDI는 올해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 늘린단 계획이다.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 등을 통해서다. 또, 대용량 LFP 배터리를 탑재한 ESS 신제품 SBB 2.0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 삼성SDI 측은 “연내 생산공법과 양산성 검증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LFP 전용 SBB 2.0 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