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에 ‘샌드위치’ 된 이재명 [한컷오늘+영상]

한동훈 “대통령 되면 개헌 이끌고 3년 뒤 물러날 것” 오세훈 “한동훈과 같은 생각…다음 대통령은 3년만” 김경수 “여야 합의 가능한 범위에서 1단계 개헌 추진해야” 김부겸 “‘87년 체제’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개헌해야” 이재명 “개헌 안 할 수는 없지만…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

2025-03-05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정치권이 ‘개헌 정국’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만이 유보적 태도를 보일 뿐, 여야 대권주자들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모두 개헌에 힘을 싣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월 28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이끌고 3년 뒤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새 리더는 새 체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87년 구체제의 문을 닫겠다는 희생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시대 교체 없이 선수 교체만 하면 우리 사회는 더 잔인하고 극단적인 대치 상태로 갈 것이다. 만에 하나 올해 대선이 열리고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이끌고 3년 뒤인 2028년 물러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화답했다. 오 시장은 이날 YTN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한두 달 전 같은 생각을 밝혔다’며 한 전 대표의 말에 동조했다.

“저도 한두 달 전에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가 있다. 대선 전에 개헌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니, 다음 대통령이 그걸 약속하고 취임해서 3년 동안 열심히 하면 된다. 우리 당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은 임기를 3년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개헌 논의에 나올 것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같은 날 MBC경남 <포커스경남>에 출연해 개헌의 필요성과 구체적 방법론을 역설했다.

“탄핵 이후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 가능한 범위에서 1단계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부분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1단계 개헌을 추진하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대선 이후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2단계 개헌을 통해 7공화국을 완성해야 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역시 2월 27일 <이데일리 퓨처스포럼> 강연해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87년 체제’ 합의 당시엔 김대중·김영삼·김종필이라는 정치적 거목들이 있었고, 이분들은 권력이 있더라도 자제를 하며 극단적 마찰과 파국을 막았다. 하지만 그 이후 정치 지도자들은 경험 부족으로 강대강 충돌을 못 피했다. 87년 체제가 37년이 지나니 이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과도하게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나눠야 한다.”

그러나 같은 날 SBS 유튜브채널 <스토브리그>에 출연한 이재명 대표는 ‘개헌을 안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개헌에 대해 저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개헌을 안 할 수는 없다. 이미 지난 대선 때 치밀히 고민했고 당의 입장도 정해져 있었고 제 입장도 공표돼 있는데 그게 변한 바가 없다. 다만 지도부 입장에선 개헌 논쟁이 블랙홀이기 때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