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일수록 고객만 보겠다”…GM 한국사업장, 서울서비스센터에 담은 眞心 [르포]
대우차 라세티부터 볼트EV까지 수리 가능한 최신식 시설 완비 50년 명맥의 서울 서비스센터…내우외환 ‘이중고’ 돌파구 될까 직영서비스센터 재편 전략, 고객 중심 마케팅 강화할 ‘신호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GM한국사업장이 고객 경험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GM한국사업장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GM직영 서울서비스센터의 미디어 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센터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서비스 혁신과 고객 중심 철학을 강조했다.
윤명옥 전무, “회장부터 사원까지 고객중심 비즈니스 할 것”
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서비스센터는 쉐보레와 캐딜락, GMC 등 GM의 모든 브랜드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 공간이다. 50년간 운영되던 기존 사업장을 확장 이전해, 총 2만6252㎡(약 7941평) 규모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를 방증하듯, 입구에서부터 쾌적한 분위기의 전시장과 고객 휴게실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행사는 단순 시설 소개를 넘어 GM이 추구하는 고객 서비스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첫 발표자로 나선 윤명옥 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 전무 역시 서비스센터 운영의 핵심 가치로 ‘고객’과 ‘안전’을 강조했다.
윤명옥 전무는 “GM은 회장부터 사원까지 고객 중심 비즈니스를 펼치기 위해 뭉친 곳”이라며 “이번 서비스 센터 역시 고객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해나갈 곳이자 서비스 총체 공간”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해 리모델링한 지 7개월여 만에 미디어에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신식 서비스 정비를 안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윌리엄 헨리 GM 해외사업부문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부문 전무도 “서울 서비스센터는 GM한국사업장이 가진 가장 큰 서비스센터”라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직영점을 운영한다. 자체 창고를 갖고 있어 부품 수급률이 높으며,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다”고 피력했다.
한국GM 노하우·기술 고스란히 담겨…안전화 신고 ‘뚜벅뚜벅’
체험 프로그램 또한 고객과 안전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두고 운영됐다. 투박한 안전화를 착용하고 신발끈을 동여맸다. 실제 쉐보레와 캐딜락 차량들의 수리 현장을 지켜보는 내내,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5층에 도착해 바닥면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보행자 통로를 따라 걷다 보니 작업장에 다다랐다.
처음 도착한 곳은 수리 및 도색 작업장이었다. 판금 작업장은 차체 외형을 복원하는 곳이다. 현장 작업자는 “지난해 신축을 마치고 최신식 리프트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차를 들어올려 360도로 파손부위를 살펴볼 수 있는 ‘미니 벤치’ 리프트를 갖췄다. 사고 부위가 큰 차들을 고치기 위한 장비들(풀 벤치)도 마련됐다. 한켠에 마련된 조색실은 흰색 조명 아래 수십 가지 색상의 페인트가 줄지어 있었다. 조색실에선 색상 배합이 이뤄진다.
서비스센터에는 대우자동차 시절의 모델인 2008년식 라세티와 쉐보레 크루즈를 비롯해 다양한 차량이 입고돼 있었다. 구형 차량이라도 부품만 수급되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기차는 고압장비를 수용할 수 있는 전용 작업장에서 수리받을 수 있다. 과거 출시모델부터 최신 EV 모델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돋보였다.
이어 캐딜락 전담 작업장인 2층을 살펴봤다. 작업장 입구에 놓인 에스컬레이드가 눈길을 끌었다. 대형차임에도 5.5미터 높이의 리프트가 있기에 손쉽게 올릴 수 있다. 해당 층은 전기차 전용 리프트와 충전 시설까지 갖췄다. 규모가 커서 부품을 조달할 때는 4층 자재과에서 덤 웨이터를 이용해 운반한다. 캐딜락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기술교육연수원에서 캐딜락 전문교육을 이수한 정비공들이 수리를 맡는다”며 전문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1층에서는 고객이 차량을 입고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김동한 GM직영 서울서비스센터장이 직접 현장 안내를 맡았다. 김동한 센터장은 과거 서비스 레인 매니저로 일한 전적이 있는 실무 경력자다.
그에게 새로운 시설에서 겪은 시행착오는 없었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김 센터장은 “하루 70대까지 수리를 맡았을 때가 힘들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서울서비스센터는 재오픈 전에도 전국 직영점 중 가장 크고 인원도 많았다. 수리가 곤란한 차량들이 몰리는 ‘최후의 보루’였다. 김 센터장 역시 약 50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객은 서비스센터 내 ‘서비스 레인’에서 간단한 수리의뢰서를 작성한다. 서비스 레인은 차량을 빠르게 진단하고 접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고객 대기 시간을 줄였다. 서비스 레인에서 차량의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확인되면 고객은 1층 전시장 옆방에 마련된 고객 전용 라운지로 이동해 대기한다.
전시장 수리를 마치면 공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차량을 출고할 수 있다. 캐딜락 관계자는 “특히 1층 고객휴게실의 편의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며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GM 관계자도 “고객 서비스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혁신적인 서비스 센터 운영을 통해 이를 강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GM은 내수 판매 부진과 관세 리스크 등 각종 이슈가 겹쳐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강조한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지만, 내수 판매 부진과 전기차 정비 문제 등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면서도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입장만큼은 확고히 했다. GM이 내건 ‘고객 경험 강화’와 그 진정성있는 노력들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