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현역 입대 소식? ‘오보’일지라도 반갑다 [기자수첩]
이재용 회장 장남 입대설 해프닝에 쏠린 눈 국방의 의무 앞에 귀천 없는 풍토 형성될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지호 씨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병대에 입대한다는 소식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 났습니다. 일간지를 비롯해 유수의 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뒤따라 다뤘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는데요.
이재용 회장 아들의 군 입대 소식이 오보임에도 화제가 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민심을 반영하는 인터넷 댓글들만 봐도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겠네요.
우선 삼성가 남자들 대부분이 병역 면제를 받아온 탓이 클 겁니다. 뉴스 기사를 찾아보면, 범삼성가에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만 군 복무를 마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질병으로 면제됐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도 군 면제를 받았습니다. 고 이인희 한솔 고문의 세 아들들도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요.
이런 상황에선 오보일지라도 이재용 회장 아들이 군대를 간 단 소식은 모두에게 반갑게 느껴졌을 겁니다. 국방의 의무 앞에선 귀천이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가 바로 윗세대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군 면제와 다른 길을 택한 것처럼 비쳤을 테니까요.
국적도 이슈 확산에 한몫한 거로 보입니다. 이중 국적자의 해외 국적 포기 및 군 입대 선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니까요. 유명 가수가 군 입대를 피해 미국으로 넘어가 시민권을 획득했다가 수십 년 째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일은 너무 유명합니다. 그런데 연예인도 아닌 재벌가 장남이 군 입대를 자원하다니요. 모두가 놀랄수 밖에요.
아쉬운 점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지호 씨가 복수 국적자란 사실입니다. 이 씨가 미국 맨해튼에서 태어났기 때문인데요. 뜻하지 않게 태어날 때부터 원정 출산 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이지호 씨 입장에선 이번 입대설로 인해 어깨가 무거워지게 됐네요. 이 씨는 한국계 미국인이기에 병역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오보가 나중에 현실로 다가온다면 반가울 거 같습니다. 사회적 귀감거리로, 큰 울림이 있겠네요. 어떤 선택을 내리든 삼성가의 장남으로서 그 무게를 견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