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 금리 역전, 경기 침체 의미하지 않아”…왜?

낮은 물가상승 압력과 신용리스크 등 이유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전환도 영향

2019-03-25     임영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임영빈 기자]

국내

지난 주말 미국 주요 주가지수와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동 기간 글로벌 증시 또한 급락했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 우려감도 커지고 있으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경기침체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중론이 형성됐다.

25일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곧바로 경기침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그 이유로 △낮은 물가상승 압력 △낮은 신용리스크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버블 혹은 과열 리스크 △주택시장의 낮은 경착륙 리스크를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우선, 80년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과 동반된 인플레이션 현상을 언급했다. 그는 “경기과열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확대 그리고 정책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진 바 있으나 현 국면에서는 물가 리스크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현 신용스프레드 수준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게 매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연준의 부양적 통화정책 기조가 기업의 도산, 금융기관의 시스템 리스크를 낮추어주고 있기 때문에 신용리스크발(發) 경기침체 가능성은 아직은 낮은 편이라고 풀이했다.

제조업 부문에서의 시그널도 이전과는 다르다.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 국면 직전에서는 제조업 부문의 투자과열 혹은 투자과잉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기간의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제조업부문 내 투자과열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주택시장의 경착륙 리스크가 낮다는 점을 꼽았다. 장단기 역전국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미국 주택경기의 급격한 둔화 혹은 침체였다. 2001년 IT 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를 제외하고 미국의 경기침체의 전조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높은 확률로 발생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에도 경기침체 현상이 발생한다면 부동산 경기발(發) 침체일 공산이 높다”며 “다행히 모기지 금리 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경착륙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여겨진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연준이 서둘러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한 것 역시 경기침체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조기 타결 필요성을 언급했다. 갈등 장기화로 인해 미-중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충격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상 타결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강세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함께 대두됐다.

SK증권 김효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기업이익과 S&P500 주당순이익(EPS)를 비교해보면 3~5분기 가량 시차가 발생한다”며 “EPS는 상장된 기업들 중 우량주로 검증된 기업들의 이익이기 때문에 전체 경제의 총수요가 둔화되더라도 EPS 성장을 바탕으로 한 증시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