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세연 “한국당도 여성 위한 정책 늘려야”
자유한국당 김세연 차세대여성위원장 “기득권·공천 문제가 한국당 지지층 떠나보내” “애국당 합당? 너무 성격 달라…門만 열어둬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미투 운동'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여성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그런 움직임에서 멀어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 비해, '여성문제에 소홀하다'란 이미지가 있다.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 김세연 차세대 여성위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11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차세대 여성위원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만45세 이하의 여성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미래 정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여성 정치인들이 모인 위원회다."
-당내 청년위원회와 겹치는 것 아닌가.
"청년위원회는 아무래도 남성 중심으로 운영된다. 나도 청년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았었지만, 여성들의 문제, 여성들을 위한 정치에 집중할 조직이 필요하다. 차세대 여성위에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분들이 많다. 그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한국당이 여성정책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오해다.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차세대 여성위에 '친정포럼'이라는 것이 있다. '시댁·친정'할 때 그 친정이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친정처럼 편한 곳이 되어주고 싶은 취지다. 내 마음을 털어놓고 내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정치모임이 친정포럼의 목표다. 육아, 경력단절, 결혼생활과 한국사회의 어려움…뜻밖에 한국에선 여성들이 속마음을 이야기할 곳도 많지 않다. 합창단도 운영 중이다. 아직 연습이 부족해 어디 내보이진 못했다. 하지만 반응은 무척 긍정적이다. '정당에서 저런 일도 하나'라는 놀라움을 표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한국에서 여성들, 특히 '워킹맘'들이 정말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포착하고, 또 그에 함께 고민한 뒤 정치를 통해 풀어내려 한다."
-아직까지 널리 알려져 있진 않다.
"나이제한이 있기 때문에, 뭔가 하려 하면 임기가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각 시도당에 있는 조직간 연계가 그간 잘 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은 위원장으로서 있는 동안 크게 개선할 부분이다."
-여성위원장인데, 공학박사 학위도 있다.
"도시문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학부에선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대학원은 공학을 공부하게 됐다. 대한민국 국민의 70%이상이 도시에 살고, 또 그 중 대부분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여러 문제들을 심도있게 살피고 해결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로 이웃간에 다툼, 심지어는 살인도 일어나지 않나. 석사논문은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를 다뤘고, 박사논문은 주차문제를 연구했다."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당원인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과거 상가 관리단에 있었는데, 당시엔 상가 사기분양이 많았다. 나도 사기분양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다. 수익금을 준다고 하고 주지 않는 이유를, 운영진에서 설명하는데 너무 답답했다. 그래서 내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서 지금은 작은 금액이나마 배당을 해줄 수 있게 만들었다. 그 때 깨달았다. 내가 뭔가를 원한다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위치에 가서 나서는게 빠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당이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다.
"새 지도부도 안착한 것 같고, 분위기는 좋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더욱 겸손하고 더욱 노력해야 한다. 아직 한국당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나.
"공천 문제가 가장 크다. 우리 한국당은, 공천을 투명하게 하려고 그 어떤 당보다 공천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온 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공천에서 촉발된 내부적 갈등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당을 지지하면서도 당내 경쟁상대가 마음에 안들어서 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다. 우리당을 지지하는 순수 당심만 모았으면 지난 지방선거같은 큰 패배는 없었다. 그 다음으로는, 여전히 국민들이 우리가 쇄신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매번 똑같은, 기득권을 누려온 분들이 양보하거나 물러나지 않고 같은 사과만 반복하니, 국민들의 마음에 찰 리가 없다. 새로운, 하지만 믿을만한 인물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최근 대한애국당과의 합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합당은 반대한다. 애초에 우리와 격차가 큰데, 흡수도 아니고 당대 당 합당이 가능한가. 결정적으로 우리와 성격이 너무 다르다. 보통 다른 게 아니다. 한국당은 자유보수진영 전체를 끌어안고 가려고 하는데, 애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만 끌어안고 가자고 한다. 오히려 한국당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 극단적인 세력이 되면 안 된다. 다만, 언제든 문은 열어두는 것은 좋을 것 같다. 굳이 먼저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정치에 목표가 있다면.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입법에 관심이 많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 모순처럼 들리긴 한다. 하지만 정말 좋은 법은 사람들의 도덕성도 높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