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마비노기’ 김동건 프로듀서, “과거 게임의 기억을 미래로 이어주길”
2019 NDC 기조강연,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윤지원 기자]
24일 경기창조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연사로 등장해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을 주제로 키노트를 진행했다.
김 프로듀서는 “요즘 게임은 서비스가 끝나면 유실되고 사라지게 된다. 마비노기를 아직 서비스 하고 있을 때 여러분들과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19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의 기조강연이기도 한 이번 강연은 올해 서비스 15주년을 맞은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초창기 개발 과정을 돌아보고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 무엇을 전달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비노기’가 어떻게 기획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거에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과 기억을 나누어 다음 세대에서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김 프로듀서는 “텔넷으로 접속되는 BBS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새로 이사온 아이의 장난감’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게임을 열심히 하는 목적은 놀이터의 친구들이 말을 걸어줄 장난감을 구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임플레이에 있어서는 울티마 온라인을 해본 경험이 많이 반영됐다. 나름의 법칙이 있는 실제 존재하는 것 같은 세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며 다정한 게임을 만들자고 결심했다”라며 “다정함이라는 것은 평소에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이다. 게임에 다정함을 녹여내기 위해 동물이나 아이를 등장시키고 캠프파이어나 캠프쉐어링처럼 작은 것을 나누는 분위기를 초반에 배치했다”고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게임 개발 과정을 전했다.
아울러 김 프로듀서는 “마비노기 론칭 후 야근과 밤샘이 지속되자 팀 구성원들이 번아웃하기 시작했다”며 “유저들과의 오프라인 간담회를 통해 디렉터인 나까지 번아웃이 왔다. 세계를 만드는 것과 세계를 유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디렉터에게 운영을 넘기기로 결심했다. 이후 디렉터에서 프로듀서로 직책을 바꾸었다”고 운영 실패에 대한 경험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김 프로듀서는 “마비노기의 미래는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옛날 게임의 복각이 아닌 과거의 마비노기를 미래로 전해주는 작업이다”라며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를 이야기 해야 한다. 한국게임이 요즘 재미없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은 과거가 너무 빨리 유실되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기억에 있는 게임을 함께 나누는 경험들이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당부했다.
총 30년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동건 프로듀서는 2005년 넥슨코리아에 입사해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마블 배틀라인’, ‘런웨이스토리’, ‘어센던트 원’ 등을 개발하며 현재 데브캣 스튜디오의 총괄 프로듀서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