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현대건설·쌍용건설, 해외수주 쌍끌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해외 수주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건설명가 현대건설, 쌍용건설이 글로벌 건설명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전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총 24억5000만 달러(약 2조9249억 원) 규모의 이라크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바스라 남부 유전의 원유 증산을 위해 유경에 주입할 하루 500만 배럴 용량의 물 생산이 가능한 해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총 49개월이다. 초대형 공사인 만큼, 프로젝트가 완공된다면 이라크 내 원유 생산량 증산과 동시에 재정확충에 기여함으로써 경제 성장 기반 마련에 크게 공헌할 전망이다.
이달 중에는 사우디아리바이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필드 가스플랜트 공사 수주 낭보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약 13억 달러(1조5318억 원) 규모의 12공구에 최저가로 입찰했으며, 약 14억 달러 규모(1조6499억 원)의 6공구에는 두 번째로 낮은 최저가로 입찰했다. 최대 3조 원 규모의 수주를 확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알제리, 콜롬비아, 파나마 등에서 연내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앞서 약 11억 달러(1조2963억 원) 규모의 폴란드 화학공장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1980년대 해외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한 건설사 쌍용건설 역시 최근 올해 첫 해외수주 소식을 전하며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말 두바이 원 레지던스 건축사업과 적도기니 바타국제공항 공사 사업을 수주했다. 공사비는 각각 1억6700만 달러(2000억 원), 1억9800만 달러(약2200억 원)로 총 4200억 원 규모다.
특히 두바이 수주건의 경우 숫자 1 모양의 외관을 갖춘 레지던스를 지상 36~42층까지 다리 모양 건축물로 연결될 예정이어서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고, 적도기니는 쌍용건설이 공사 기획 단계부터 참여, 직접 설계를 실시해 입찰에 참여하고 시공까지 담당하는 디자인 앤 빌드 방식으로 수주해 더욱 의미가 깊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쌍용건설 측은 "이번 수주는 그간 고품질 시공으로 쌓은 신뢰가 수주로 이어진 결과"라며 "지난해 해외수주 6위의 실적을 올린 것처럼 올해에도 수주 소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해외건설 강자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건설명가의 반가운 소식에 힘입어 건설업계의 해외시장 수주 성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지난달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못 미쳤으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80% 수준까지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