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바꿔야 산다…업무 방식 변화 ‘가속화’

단순 반복적인 일은 로봇시스템으로 대체…직원 생산성 강화 유연근무제·탄력근무제 등 도입… 40시간 근무 추진 은행도 회의 시간 단축 위해 알람시계 배치…‘회의 다이어트’ 캠페인

2019-07-05     박진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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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52시간 근무 시범 운영을 실시하는 등 꾸준히 근무환경을 바꿔왔다.

대표적으로 'RPA(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봇기반 업무자동화인 RPA는 정형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 시스템이 대체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업무시간을 줄이는 등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RPA ONE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총 6개 부서에 13개 프로세스에 대해 RPA 적용을 완료했다. 나아가 2단계 RPA 확산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새로운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 로봇시스템으로 업무시간 대폭 줄이고 수십억 비용절감

KEB하나은행도 지난 5월 RPA 시스템 적용을 확대해, 총 19개 은행업무 22개 프로세스에 협업로봇인 하나봇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인 연 누적 8만 업무 시간을 자동화하며, 연간 약 32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최근 가계여신 업무, 기술신용평가서 전산 등록, 외화차입용 신용장 검색 등 영업점 업무 위주로 RPA를 도입했다. 하반기에는 업무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업무별 자동화 비중을 80%까지 높이고, 업무시간을 최대 64%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은행들은 52시간 근무를 위해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 PC 오프제 등 다양한 제도적 노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더 나아가 40시간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3일 40시간제 도입을 위해 본점 인력 100여명을 영업점으로 배치했다. 앞서 지난달 70여 명의 본점 인력이 영업점에 배치된 바 있다. 이를 통해 영업점의 업무 과중을 줄이고, 영업점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력확충도 병행해, 상반기 350명 신입 채용을 진행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65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 40시간제는 일 8시간,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하자는 의미로 도입하게 됐다"면서 "'52시간'제라는 이름 때문에 초과근무를 당연히 생각하는 느낌이라, 제도의 본래 의도를 살리고자 '40시간'근무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업무시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 내 회의 문화도 바뀌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서 회의를 진행하는 '스탠딩 회의'와 5분·15분·30분 등 원하는 시간만큼 알람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회의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본부와 영업점에 알람 시계를 배포했다.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보고서는 1페이지 이내

KEB하나은행은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보고서는 1페이지 이내인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실시했다. 또한 알람시계를 회의실에 배치해 시간을 단축시키는 '회의 다이어트'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회의시간 1시간 이내, 회의자료는 1장, 결과 회신은 1일 이내로 하는 '1·1·1'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사부터 솔선수범해 퇴근하기', '정시 퇴근' 등을 권장하고, '벌써 퇴근해' 등을 금지어로 정하는 등 52시간 근무 문화 확산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IBK기업은행은 지난 달 전 직원이 이용가능한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 영상회의시스템은 영업점, 지역본부, 본점 간 회의와 직원 대상 교육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회의와 교육을 위한 이동시간, 교통비 등을 줄여 연간 4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밖에도 KB국민은행은 불필요한 서류를 줄이기 위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간략한 키워드 중심의 워드 보고서로 대체했으며, 태블릿 PC를 활용해 회의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회의시간 단축이나 정시 출퇴근제 등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라며 "예전에 비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워라밸을 지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