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베리 뉴 티볼리, 장점에 장점만 더한 ‘온고지신’ 매력
내외관 디자인부터 163마력 동력성능까지 신차급 변화 이뤄…차급 뛰어넘는 공간활용성· 첨단 안전사양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소형 SUV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티볼리의 변신은 언제나 큰 기대와 화제를 불러모은다. 해당 시장의 성장세를 이끈 기폭제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이후 공간활용성을 강조한 티볼리 에어, 각자 개성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주문제작형 티볼리 아머에 이르기까지 선보인 모델마다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 '베리 뉴 티볼리'는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하고자 한껏 힘을 주고 나온 느낌이 강하다. 특히 기존의 장점들은 그대로 취하면서, 윗급 모델인 코란도에서 선보여진 세련된 디자인, 첨단안전 사양 딥컨트롤 시스템까지 흡수해 그야말로 농익은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지난 5일 이뤄진 베리 뉴 티볼리 시승을 통해 그 상품성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시승차는 1.5 터보 가솔린 V7 트림에 딥컨트롤 패키지와 4Tronic AWD 시스템이 추가된 최고급 사양임을 미리 밝힌다.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와 일영·장흥 일대를 돌아 복귀하는 1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우선 베리 뉴 티볼리는 외관이 한층 정갈해지고 세련돼졌다.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전면 숄더윙 그릴에 크롬라인을 덧대는 한편 심플해진 범퍼부의 양 끝단에 나있는 안개등을 가로형 LED로 바꾼 덕분이다. 이는 티볼리와 신형 코란도가 공유하는 부분으로 고급감을 높이기에 손색이 없다. 패밀리룩으로 가져갈만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후면부는 근육질의 어깨를 연상시키는 라인이 티볼리의 상징적 요소인 L자 모양의 리어램프와 연결돼 저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인테리어는 신차급 변화라는 쌍용차의 말 그대로다. 수평형 레이아웃의 큰 틀은 그대로지만, 10.25인치의 풀디지털 클러스터와 함께 9인치 AVN 디스플레이로 대변되는 블레이즈 콕핏 인터페이스를 통해 편리한, 미래지향적인 실내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더욱 커진 화면과 디지털화된 기능들은 뛰어난 조작성과 시인성을 제공한다.
클러스터를 통해서는 네비 화면과 각종 주행 정보, 운전 경고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AVN 화면은 스마트 미러링을 비롯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어 젊은 고객층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AVN 화면이 센터페시아 상단 송풍구 아래에 위치해 시선이 분산된다는 점이 우려스러웠지만, 클러스터 상에 네비 화면을 구현해 주행하다보니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촌티를 벗기 어려워보였던 센터페시아 내 공조 조작부 역시 기존 바 형태 버튼들이 산재해 있던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크롬 마감의 버튼들이 일렬로 새롭게 배치돼 고급스러워졌으며, 동급 유일의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기능까지 탑재해 쾌적한 주행을 즐기기에 알맞았다. 전동식 파워시트와 요추지지대가 적용된 버건디 투톤의 세미버킷 가죽시트와 디컷 스티어링휠 등도 우수한 착좌감과 그립감을 전달해 만족스럽다.
베리 뉴 티볼리는 주행성능 면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새롭게 탑재된 1.5 터보 가솔린 엔진과 3세대 아이신 6단 미션의 조합으로, 이전 1.6 가솔린 모델에서 구현할 수 없던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스포티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
저속에서부터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특성 덕분인지 출발 가속력도 기대 이상이며, 속도를 꾸준히 높여도 버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고속에 이르기까지 매끄럽게 치고 나가는 모습은 경쾌함 그 자체다. 이는 고압연료 분사시스템과 전자유닛을 통한 터보차저의 완벽한 타이밍 제어를 통해 응답성을 향상시킨 덕분이라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로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차체는 더욱 기민한 반응을 보인다. 자유로 등의 고속 구간에서는 스마트 4WD 시스템에 포함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 제법 부드럽고 안정감있는 승차감을 전달했다. 정숙성 역시 나쁘지 않다. 노이즈 컨트롤 글래스를 적용해 내부로 유입되는 소음을 상쇄했고, 더 커진 타이어 편평비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저감시켰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첨단 안전사양인 딥컨트롤 시스템을 탑재, 작은 차임에도 달리면서 보호받는 느낌이 강하다는 데 있었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차선 이탈 경고와 유지 보조 기능으로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사용할 경우 일정 속도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어 편리하다.
도심에서는 신호 대기나 정체 구간에서 한 눈을 팔고 있을 경우 앞차가 출발하면 알려주는 기능이 요긴하게 쓰였다. 알림음과 함께 클러스터에 '앞차 출발 알림'이라는 그래픽으로 알려줘 뒷차의 클락션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이 외에도 베리 뉴 티볼리에는 동급 최다인 7개 에어백과 총 13가지의 안전사양들이 탑재돼 스마트하면서도 든든한 모델임이 분명했다.
물론 기자는 앞선 장점들 못지 않게 티볼리의 넉넉한 공간 활용성과 거주성에 눈길이 갔다. 9세, 6세 자녀가 있는 관계로 티볼리는 다소 좁지 않을까 싶었지만, 2열에 카시트 한 개를 포함해 자녀 둘을 앉히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직접 2열에 타보니 무릎이 1열 시트 등받이에 닿지 않았고, 리클라이닝 기능을 통해 시트를 32.5도까지 젖히니 꽤나 편안했다. 여기에 2열 열선 기능은 물론 1810mm의 동급 최대 전폭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패밀리카로도 적합해 보였다. 트렁크 역시 매직트레이 공간을 포함할 경우 최대 427ℓ의 적재가 가능,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티볼리의 인기는 기존의 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 점점 완성형 모델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데 있었다. 디자인 뿐 만 아니라 동력성능, 실용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다재다능함을 품은 티볼리이기에 소형 SUV의 대명사로 불릴 자격이 충분했다.
한편 이날 시승 연비는 총 159km를 달리는 동안 9.0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0.2km/ℓ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가족들을 태우고 평균 속도 35km/h의 일상 주행과 가까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