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귀환…컴백 후 행보는?
추석 전 귀국 앞두고 당내 복귀 바라는 목소리 UP 당장 컴백보다 현실정치와 거리 둬야 한다는 조언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돌아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늦어도 올 추석 전 귀국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일 년 전 독일 막스프 랑크 연구소로 떠났다. 독일 체류의 전공 비자도 만료되고, 일 년여 공부도 마무리된다. 아내인 김미경 교수의 안식년도 끝나간다. 딱 돌아올 시점이다. 민심의 풍향계가 집중 가동되는 추석 즈음의 귀환이다. 의도하지 않은 타이밍이지만 행보, 말 한마디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 6인방
새길 모색 의기투합
마침 안철수계로 읽히는 정치인들도 안 전 대표의 컴백 시기에 맞춰 내일의 정치를 준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이태규 의원은 얼마 전 페이스북에 포스터 한 장을 게재했다. ‘대한민국의 새 길을 모색하다’를 주제로 미래정치교양강좌를 릴레이로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권은희, 김삼화, 김수민, 신용현, 이동섭 의원과의 공동 주최다. 정기적 연구모임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당내 안철수계로 대표되는 인사들의 의기투합이라는 점에서 예의 주시되고 있다.
각 세미나 주제와 출연진들도 거국적이고, 화려하다. 지난달 말 진행한 1, 2강은 각각 정치개혁, 시대정신 및 중도개혁 리더십을 주제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황태연 전 동국대 교수가 나섰다. 오는 8일에는 ‘대중음악의 소통과 혁신의 가치’라는 제목으로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가 특강한다. 다음으로 미중패권경쟁 속 대한민국 외교안보전략(윤덕민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바꾸는 우리사회의 미래혁명(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밀레니얼세대와 새로운 트렌드 그리고 한국정치(김용섭 트렌드 분석가) 등의 세미나가 차례로 열릴 계획이다.
세미나 면면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트렌드와 패러다임을 토론하고 대한민국의 생존, 신성장, 미래 청사진을 그리자는 포스터 문구와 어울린다. 모두 안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답게 미래와 내일, 혁신적 이미지다.
당내 복귀 vs 당 밖
安 전 대표의 선택은?
이처럼 안 전 대표의 측근들이 그의 복귀 시동을 준비하는 분위기라면 당사자는 어떨까. 결국 관건은 조기 등판이냐, 현실정치와의 거리두기냐 중 택일의 고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결정타가 현 지도부의 거취 문제다. 이태규 의원은 지난달 24일 MBC<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전 대표의 복귀 전제조건으로 “당 리더십이 정리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미래당의 우선적 혁신과제는 불신 받는 리더십 재정리에 있다”는 말로 손학규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의중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태경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도 같은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오신환 원내대표 선거에 앞서 안 전 대표 측과 손잡은 바른정당계는 두 창업주(유승민 안철수)가 나서기 위해서는 현 지도부가 퇴진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은 손 대표 중심으로 두 전직 공동대표가 힘을 보태 원팀을 이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손 대표를 돕고 있는 김한길계의 김관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쿠키뉴스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에 출연해 당을 만든 안철수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나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당내 분열과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 안 전 대표가 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제조건 등 셈법은 저마다 다를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안 전 대표의 조기 등판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당내 현안 복귀는 긴 호흡이 필요한 안 전 대표의 입장에서 좋을 것이 없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들려온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지난달 말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정국 및 당 현안 해결에 조기 복귀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앞날을 도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장 돌아오자마자 당에 복귀해 현안에 개입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버리면 그동안 연구해오고 단련해왔던 미래 정치에 대한 큰 그림마저 자칫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대한민국 청사진을 위한 큰 설계자의 눈으로 정치적 비전을 세워나가는 행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