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기반 맞춤 솔루션과 가격 경쟁력으로 차별화 나서
목표는 ‘도로 위의 안전’…최종 진화 거쳤단 ‘자신감’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스트라드비젼의 3D 인식 네트워크는 자율주행 생태계에 있어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 확신한다. 프로토타입을 넘어 양산 준비를 마쳤다.”
지난 30일 스트라드비젼 서울 강남오피스에서 만난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시종일관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율주행 불모지인 한국에서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누적 2000억 원의 투자 유치까지 일궈냈다고 하니, 이같은 성공스토리를 알고나면 수긍이 간다.
김 대표는 2006년 ‘올라웍스’를 경영하며 얼굴인식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국내에서 개발했다. 스트라드비젼을 창업한 초기에는 ‘구글 글래스’등을 통해 웨어러블 카메라 인식기술에 주력하다 자율주행으로 전환, 확장시켰다. 김 대표로부터 직접 올해 스트라드비젼 기술개발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IPO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스트라드비전은 딥러닝을 활용한 자율주행 인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14년부터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인 자율주행 인식 기술을 연구해 왔다. 핵심 기반은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 50개 이상 차종에 자사의 소프트웨어 'SVNet'을 공급하는 계약을 수주했다. 국내에 거점을 두고 있지만 사업은 해외 시장에서 주로 하고 있다.”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라는 말이 생소한데.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는 자율주행 시 시선에 걸리는 사람과 사물들을 필터링하고, 신호 정보 등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라드비젼은 2017년부터 자율주행에 쓰이는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기술을 SoC(시스템 온 칩, 자율주행 차량에 여러 시스템을 심는 고성능 칩 시스템 반도체)에 탑재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의 경우 2021년부터 완성차에 스트라드비젼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CES 참가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제품은.
“스트라드비전의 소프트웨어 SVNet에 ‘3D 인식 네트워크’를 적용한 양산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지난번 CES에서 시제품으로 공개했던 기술이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움직였던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발전시켰다. 실제 양산은 OEM 일정에 따르겠지만, 수주 준비는 이미 마쳤다. 2026년 새로운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3D 인식 네트워크라면 3차원 공간을 인식한다는 건가. 이점이 뭔가.
“그렇다. 해당 제품은 이미지를 3차원 공간으로 즉시 옮긴 후 감지하고 검출한다. 좌표를 바로 변환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다. 카메라로 얻은 이미지를 3차원 좌표로 변형하는 기존의 딥러닝과 다르게, 3D 인식 네트워크는 이미지를 3차원 공간으로 즉시 옮김으로써, CPU(연산을 담당하는 장치) 사용량을 줄인다. 연산 속도를 향상하고, 딥러닝 장치(NPU)에 일을 줄 수 있게 돼서 정확도와 신속성을 갖춘다.
또한 전면, 측면 카메라 알고리즘을 융합할 수 있다. 3D 인식 네트워크를 탑재하면 전면 카메라(프론트 비전)와 측면 카메라(서라운드 비전)의 역할이 혼합되고 재정비된다. 기존 전방 카메라는 주행 중에, 측면 카메라는 차를 둘러싼 주변에 4개가 설치되며 주차 시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일반 카메라인 전면 카메라와 달리 측면 카메라는 어안 렌즈(魚眼,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초광각 렌즈)로, 왜곡이 발생한다. 2D 방식으로 이미지를 처리할 경우 한계가 있었다. 3차원 공간에 즉시 옮겨 처리하는 3D 딥러닝이 전·측면 카메라의 역할을 재정비해주면 시속 40km로 달릴 때 측면 카메라를 사용한다거나, 멀리서 주차를 할때 전방 카메라가 쓰일 수 있게 된다. 자연히 카메라 대수는 줄고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1년 만에 시제품을 양산화했다. 성장세가 커 보이는데 실적은 어떤지.
“전년 대비 50-60%정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젝트 수주 건수 역시 전년 대비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오는 3월에 정확한 공시가 이뤄지겠지만 매출과 수주량 모두 늘어난 점은 확실하다. 3D 인식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수주량이 더 증가할 거다.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시장의 경쟁사가 많다. 스트라드비젼만의 강점이 있다면.
“경쟁사와 파이 싸움보다는 고객 요구사항이 나날이 까다로워지는 상황이다. 국제 안전규정을 전부 통과한단 전제 하에, 고객의 요구사항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만족시킬 수 있는가가 경쟁의 변수다. 스트라드비젼은 유연성이 강점인 회사다. 고객별로 특정한 요구사항이 추가되더라도,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사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다.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라벨링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SV 데이터 플로우’라는 체계 또한 갖췄다. 제조사별로 다른 요구사항도 재학습시켜서 공급한다.
덧붙이자면 인식 소프트웨어는 가격 면에서도 일찍이 경쟁력을 갖췄다. 카메라 대수를 혁신적으로 줄여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민감한 이슈겠지만, 상장 연기에 대해 묻겠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 기조가 달라졌다. 기술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기술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판단하는 경향이 생겼다. 거래계약서 등 평가에 대한 자료도 엄격하게 요구하는 외부적 상황이 있었다. 이 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상장 자진철회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적인 주주 환원이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해 상장을 미뤘다. 이듬해 3분기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정관 개정 △주식 분할 △전자증권 도입을 비롯한 상장 제반 절차를 성실하게 수행해 왔으며, 1분기 내로 상장 일정과 각종 사항에 대해 협의를 마친다. 이후 지체없이 예비심사를 수행하겠다.”
-앞으로의 단기·장기 목표가 있다면.
“일단은 신제품의 수주량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실제 2026년이나 2027년부터 양산을 계획 중이다. 수주량을 늘려서 통상적인 양산차 물량 1억 대 중에서 스트라드비젼 제품을 탑재한 차의 비중을 최대화하는 것이 장기 목표다. 사람의 생명과 자산을 지키는 방향으로 차량 내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전할 말이 있다면.
“3D 인식 네트워크 기술은 그간 정확도나 효율화 면에서 큰 도약을 이뤘다. 수주량을 늘려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입지를 확장시켜 최종적으로는 보행자와 운전자의 재산 보존과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싶다.”
좌우명 : 오늘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