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공무원 증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둘러싼 여야 갈등의 중심이 되면서, 공무원 증원을 향한 여야 간 줄다리기는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추경’의 상징인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은 원안대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권에선 ‘재정’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이는 일자리 정책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앙직 공무원 4500명, 지방직 공무원 7500명 등 1만20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직접 채용을 통해 정부가 취업해결을 선도하고 민간부분으로 확산시키려는 의도다.
하지만 야권에선 강력히 ‘재정부담’을 피할 수 없다며 강력 반대한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한국납세자연맹 발표를 인용해 “공무원 한 명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되는 연평균 비용이 1억799만 원으로 추산된다”며 “다음 정부들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는 일이고 미래 세대의 몫을 빼앗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이러한 야권의 거센 반발에 억울해 하는 눈초리다. 지난해까지 만해도 ‘공무원 증원안은 국민의당도 동의했던 내용’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공무원 일자리 1만명 증원과 관련한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 당시 합의 당사자 김동철 원내대표야 호형호제하며 친하지만 정치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저와 몇차례 통화 통해서 추경에 담는 건 거북하니 작년 예비비로 편성 목적 예비비 써도 좋다고 한 바 있는데 지금 와 말 뒤집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 朴정부도 ‘공무원 1만명 증원’ 공약해
실제로 소방‧경찰 등 ‘복지 공무원’에 대한 필요성은 전임 정권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온 사안이다. 2015년~2016년 두해에 걸쳐 공무원 수가 한해당 1만여명씩 꾸준히 증원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공무원 1만2000여명 증원’이 합리적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도 지난해 경찰과 소방관 등 공무원 정원을 1만명 늘리기로 발표한 바있다. 앞서 2015년 공무원 증원수는 총 1만1000여명이었다.
공무원 증원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상당하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공개한 ‘정부조직 관리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정부기능 분야에 대한 공무원 규모의 적정 여부 질문에 일반 국민이 ‘늘려야 한다’고 답변한 분야는 소방·재난이 85.1%로 가장 많고 사회복지 64.1%, 경찰 60.1%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시사오늘>에 “야권에서 (공무원 증원 사안을 놓고) 철밥통 공무원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복지서비스를 주는 공무원들이 (경찰‧소방 등 분야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시급한 만큼, 직접 공무원 분야에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선도하고 민간부분으로 확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 ‘공무원 임금 개편안’ 별도 논의해야
공공부문 일자리 개편안에 들어갈 추경예산은 약 80억원. 추경 전체예산의 0.1% 수준이다. 하지만 야권에선 공무원 1인당 소모되는 인건비가 최소 17억3000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예산정책처가 진행한 ‘신규 공무원 채용에 따른 비용’ 보고서를 인용해 “2017년 기준으로 9급 공무원 1호봉을 채용할 경우 1인당 인건비가 2670만9000원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이 30년간 근속 후 퇴직한다고 생각하면, 공무원 1인당 인건비는 최소 17억3000만 원으로 추계됐다. 총액으로는 327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증원문제 자체를 걸고 넘어질 것이 아니라, ‘공무원 임금체제’를 장기적으로 개편해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상이 대표는 <시사오늘>에 “한국만큼 공무원 사회에서 연령에 따른 임금격차가 큰 나라가 없다. 호봉 격차가 심하다”라며 “일단 향후 5년간 들어갈 예산만 생각하고, 10년‧20년 뒤의 문제는 공무원 보수체계를 혁신해 해결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공무원 증원문제를 정쟁의 도구를 삼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반드시 필요로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공무원 증원) 숫자에 대해 논의하는 건 좋은데, 증원 자체에 대해 불가하다고 한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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