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국내 면세업계가 면세품 재고 판매에 본격 돌입하면서 오래간만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면세품 누적재고가 증가하면서 업계 어려움이 커지자 한시적으로 재고 상품을 국내에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주요 면세점 3사는 이번 주 그동안 쌓여있던 재고품 방출에 나선다. 이번 주 풀리는 재고 면세품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온라인 판매를 우선적으로 시작해 주 후반부터는 오프라인에서도 판매에 들어간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신세계면세점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3일 패션·뷰티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1차적으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 바 있다.
명품 수입에 특화된 에스아이빌리지를 내세워 브랜드들과 내수 판매 협상을 일찍 끝마친 신세계는 경쟁업체보다 한발 빨리 판매를 시작하면서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 실제 당시 에스아이빌리지는 판매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약 15만명의 접속자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고 순식간에 인기상품들이 품절됐다.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2차 판매는 페라가모, 지미추, 투미, 마크제이콥스 등 4개 브랜드 280여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1차 판매가 가방과 지갑 위주였다면 2차는 신발류가 53%를 차지한다. 총 할인율은 백화점 정상 판매가 대비 20~60%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했다. 다만 1차 판매 때와는 달리 판매가 시작된 이날 오전에도 온라인몰 접속이 원활했다. 회사 측이 서버를 최대로 증설한 데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메스티지’ 브랜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이번주부터 200억원 규모의 면세 상품 재고 물량을 롯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통한다. 특히 지난 4월 오픈한 ‘롯데온’과 롯데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동시에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23일부터 가방, 악세서리 등 해외명품 50여개 브랜드를 ‘롯데온’을 통해 온라인에서 먼저 판매한다. ‘마음방역명품세일’이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이번 온라인 판매 행사는 면세상품을 시중가 대비 최대 약 60%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온라인 판매는 사전예약과 즉시 구매 가능한 방식으로 나눠 진행한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판매 금액의 0.5%를 기부금으로 조성해 코로나19 피해극복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의료진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26일부터는 롯데백화점과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10개의 해외명품 브랜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롯데백화점 노원점, 영등포점, 대전점과 롯데아울렛 파주점, 기흥점, 김해점, 이시아폴리스점, 광주 수완점 등 8개 지점에서 면세점 상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다음주 중후반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인 ‘신라트립’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한다. 자체 유통채널이 없었던 신라면세점은 이번 판매를 위해 신라트립 내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판매에 따른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품목으로는 프라다·발렌시아가·몽클레어 등 최상급 명품과 투미·토리버치 등의 대중형 명품 브랜드로, 3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또 메종마르지엘라·마르니·오프화이트 등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준명품 브랜드도 포함됐다. 판매상품은 가방과 선글라스 등 잡화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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