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나꼼수와 나경원 전 의원의 싸움이 박은정 검사와 김재호 부장판사와의 진실공방으로 옮겨지면서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1기)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40.사법연수원 29기)와, 기소청탁을 부인하는 김재호 판사의 진실게임이 사실상 각각 나꼼수와 나 전 의원을 대변하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와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싸움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한나라당 후보였던 나 전 의원과 관련 “나 후보 측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네티즌 김모씨에 대해 (나 후보의 남편) 김 판사가 검찰 관계자들에게 ‘피고소인을 기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공격했다.
이에 나 전 의원 측은 “기소청탁 사실이 없다”며 주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고발, 주 기자도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나 전 의원을 상대로 맞고소 했다.
이후 나꼼수 측은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지난주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를 부당하게 생각한 박은정 검사가 자신이 청탁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박 검사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로써 박 검사는 사실상 나꼼수 측을 대변한 모양이 됐고, 김재호 판사 역시 기소청탁 의혹 자체에서 자신의 아내인 나 전 의원을 감싸는 모습이 저절로 연출됐다. 이는 곧 나꼼수와 나 전 의원의 향방을 결정 짓는 승부수인 셈이다.
만약 박 검사가 기소청탁을 받은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나꼼수 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를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 전 의원은 향후 정치적 행보에 타격을 입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 또한 깊어질 전망이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김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 “만일 사실이라면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며 “법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법원과 검찰간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인데, 그러면 도대체 국민들은 판사와 검사를 어떻게 보겠으며 이런 재판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한 누리꾼은 청탁 여부를 떠나 정치 싸움에 휘말리는 법조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정치적 싸움에 판검사가 앞장서고 있으니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 밖에”라며 쓴소리를 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을 비방한 글을 올린 누리꾼 김모씨의 건과 관련, 김 판사와 박 검사 모두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인정했지만 김 판사의 경우 기소청탁에 대해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판사는 “박 검사에게 전화는 걸었지만 (김씨에 대한)고발 경위를 설명했을 뿐 기소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5년 나 전 의원의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을 구실로 ‘나경원은 친일파다’ ‘이완용 땅 찾아주기에 앞장섰다’ 등의 글을 블로그에 게재한 혐의로 나 전 의원 측은 김모씨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