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비은행부문 확충한 그룹 포트폴리오로 내실 다진다
하나금융, 라인과 합작한 '라인뱅크' 오픈 등 빅테크 협업 지속
우리금융, ‘안정감 있게’ 증권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4대 주요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들의 신년 목표도 역시나 '디지털 혁신'이다. 또 오픈뱅킹 확대,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격화 등이 맞물리면서 금융플랫폼 역할 강화에 힘쓰겠다는 포부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적극 진출해 활약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2021년에는 디지털 혁신은 물론이고,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과 협업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KB금융, ‘넘버원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
우선 KB금융그룹은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넘버원 금융그룹을 넘어, 업종을 초월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도 KB가 넘버원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 Chief Digital Innovation Officer)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Chief Digital Platform Officer)로 변경했다. 새 CDPO에는 한동환 부사장(전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선임됐다. 디지털플랫폼총괄은 그룹의 디지털 혁신뿐만 아니라 고객경험 개선과 품질보증역할 등을 담당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의 최근 조직개편 핵심도 '금융플랫폼 기업'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을 8개 사업그룹내에 신설해 디지털 전략 추진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 마이데이터플랫폼단, 개인마케팅단, 리브모바일플랫폼단, 미래컨텍센터추진단, 기관영업추진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사업 부문 조직명칭에 ‘단’을 부여하고, 사업 추진력을 강화했다.
신한금융, 비은행부문 확충한 그룹 포트폴리오로 내실 다지기
신한금융은 그룹 내 보유하지 않은 비은행부문의 확장을 꾀하고, 디지털 혁신을 위해 내부역량은 물론 외부와도 적극 협업·제휴를 추진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향후 자본시장 영역, 손해보험사 등 그룹 미보유 포트폴리오나 그룹 플랫폼과 연계성이 높은 테크기업, 글로벌 이머징 시장 기업을 탐색하는 등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이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네오플럭스 등을 인수하면서 그룹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내년 7월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 출범을 앞두고 있다. 더 나아가 은행·비은행 부문의 균형을 맞추어 양적, 질적으로 내실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금융도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대응한 디지털 혁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1일, 디지털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했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 유닛(구 AI통합센터·AICC) △마이데이터 유닛 △데이터 유닛(구 빅데이터센터) △디지털R&D(연구개발)센터 등 네 개의 조직이 구성됐다. 디지털 혁신단은 외부전문가를 영입했으며, 마이데이터 사업은 김혜주 전 KT 상무가, 데이터 유닛은 김준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가 총괄한다.
하나금융, 빅테크와 협업 지속…라인 합작한 '라인뱅크' 오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하나금융은 일찍이 여러 (ICT) 기업들과 제휴를 이어왔으며, 빅테크와의 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나금융은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과 손잡아 만든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를 내년 2월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는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이 합작한 최초의 디지털뱅크다. 앞서 하나금융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2018년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협약을 맺고, 디지털뱅크 사업을 함께 추진해왔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플랫폼 경쟁력도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플랫폼은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사업모델"이라면서, "하나금융은 손님이 머물면서 다양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디지털 거래 손님들을 전담하고 디지털 제휴 마케팅을 전담하는 새로운 조직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타업종 데이터와 결합을 통해 수익형 데이터 유통사업에 진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우리금융, 증권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장 계속 추진
우리금융은 새해에도 종합금융그룹으로 안착을 위해 비은행부문 확충 등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아, 증권사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고, 같은 해 12월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엔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인수하고, 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여신전문금융사와 상호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확보한만큼, 이후에는 증권이나 보험사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언론사 인터뷰에서 "새해에도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 라인업 완성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증권 등 M&A 기회를 지속 모색할 것"이라며서, "다만 당분간은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에 힘쓰는 등 내실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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