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세계대공황(Great Depression)은 20세기 최대 비극 중의 하나이며,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의 최대 원인이다. 당시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최대 승전국으로 승승장구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런던에서 뉴욕으로 옮겨졌다. 전쟁 중 본토 피해가 없었던 유일한 국가였던 미국은 연일 공장 기계가 멈출 줄 몰랐고, 기업은 대호황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끊임없는 수요가 창출됐지만 종전이 되자 수요는 중단됐고, 과잉공급만 남았다. 공장은 넘치는 재고품 처리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1929년 10월이 되자 뉴욕 월가의 주식거래소에서 주가가 대폭락했다.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뉴욕이 무너지자 거의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제 붕괴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 기업도산이 속출하며 실업자가 양산됐다.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케인즈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하는 ‘수정 자본주의’를 역설했다.
미국은 대공황 극복을 위해 경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정부 주도하에 대규모 토목사업을 일으켰다. 이른바 ‘뉴딜정책’이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미국 경제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미국의 우방 영국과 프랑스는 그나마 식민지가 있었다. 두 나라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식민지를 묶어 블록경제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었다. 소련은 공산주의 체제로 방대한 영토와 인구를 바탕으로 그럭저럭 억지로 끌고 나갈 수 있었다.
문제는 패전국 독일과 자본주의 기초 체력이 약한 일본과 이탈리아와 같은 승전국이었다. 독일은 패전으로 경제가 무너졌고, 막대한 배상금으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던 상황에 대공황을 겪자 온 국민이 이성을 잃었다. 히틀러는 이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선전선동의 대가 괴벨스와 함께 독일 국민의 집단 이성을 마비시키고 나치즘의 마취 주사를 놓았다. 독일은 재무장에 나섰다.
일본과 이탈리아는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었지만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일본은 세계대공황이 터지자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일으켰고, 이탈리아는 에디오피아를 침략하면서 전체주의 광기에 빠졌다. 얼마 안 지나 이들 세 국가는 동맹을 맺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제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는 세계대공황의 극복 실패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경제 위기에 빠진 국민들은 희망을 잃자 전체주의의 망령에 빠져 국가와 자신의 운명을 도박에 건 셈이다. 결국 이들의 도박은 패전으로 실패했다.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는 주식 명언이 있다. 주식시장이 폭락해 모두가 공포를 느낄 때 주식을 매입하고, 누구나 주식시장에 돈 싸들고 몰릴 때 주식을 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실 주식은 투자라고 해도 실제로 투자라고 생각하고 빚을 내는 사람은 거의 드물 것이다. 다수의 사람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극소수의 투자자들의 성공사례를 꿈꾸며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고 주식을 사곤 한다. 특히 정보력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개인투자자들은 무리한 투자를 불사한다.
최근 코스피 3000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전문가인 기관과 외국인들은 ‘팔자’에 열중하고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은 ‘사자’에 집중하고 있단다. 개미들이 이끄는 주식시장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내 집 마련에 희망을 잃은 개미들이 적금을 깨고 빚까지 내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니 ‘불확실한 미래 공포’에 주식을 사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