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청와대는 21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25세의 대학생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청년비서관은 도지사급인 1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자리로, 말 그대로 ‘파격 인사’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2030세대의 불만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박성민 비서관 임명은 ‘청년들이 우리에게 등을 돌렸으니, 20대에게 자리를 하나 줘서 마음을 얻자’는 식의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대한 2030세대의 열광적 지지에서 나타나듯, 2021년을 살아가는 청년층의 요구는 매우 단순합니다.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무대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는 룰(rule)만 마련해 달라. 거기서 결정되는 승패는 쿨(cool)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겁니다.
출생 이래 저성장 시대를 살아온 2030세대는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유토피아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보상 차이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청년층은 경쟁이 벌어지는 무대의 ‘공정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2030세대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던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청년 할당제를 폐지하겠다’는 이준석 대표의 공약은 반(反) 청년적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청년들은 할당제 같은 보여주기식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겠다는 이준석 대표의 약속에 공감했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기 때문에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고 불만은 없을 것”이라는 이 대표의 말은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감각을 정확히 꿰뚫습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불었던 ‘이준석 돌풍’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내리꽂은’ 청년이 아닌, 젊은 시절부터 정치권에서 활동하면서 활발한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얻고, 사회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내면서 지지층을 확보하고, 이를 동력으로 ‘공정한 경선’을 거쳐 당대표로 나아가는 이 대표는 지금의 ‘청년 정신’을 온몸으로 대변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반면 박성민 비서관 임명은 청년층이 ‘극혐’하는 전형적 사례입니다. 청년들이 보기에, 어떤 기준으로 능력을 검증받았는지도 알 수 없는 25세 청년이 무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30년을 근무해도 닿기 어려운’ 자리를 차지한 건 불공정 그 자체기 때문입니다. 공정을 외치는 청년들 앞에서 불공정을 행해 놓고 ‘청년과 소통하겠다’고 했으니 반응이 좋을 리 없습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성민 비서관은) 비서관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라고 변호한 건 청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몰이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청년들은 그 ‘충분한 자격’을 기득권이 판단해 ‘점지’하는 게 아니라, 경쟁을 뚫고 올라가야 생기는 거라고 믿는 까닭입니다. 이철희 수석의 발언은 여전히 청와대가 청년들이 분노하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죠.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 등에서 나타났듯,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청년들이 갖고 있는 ‘공정’의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수차례 있었던 공정 논란과, ‘이준석 돌풍’을 거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공감 능력’은 그리 나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25세 비서관 탄생’이 반갑기보다 씁쓸한 이유입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20대이지만, 20대 모두를 대변하는 듯 한 견해는 기사내용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과반수의 20대가 부정의견을 가진다면, 조사자료와 인용처가 있으면 신뢰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청년보좌관 한명을 세움으로 얻는 긍정적 효과가 많을 것 같습니다.
시작이 어렵지. 하나라도 바뀌었으니까요^^
또한, 언제 어떤 정책이든 장점만 존재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 현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고 계신데, 그럼 기사님이 생각하시는 슬기로운 해결방안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도무지 생각이 안나서요.. 다양한 의견이 궁금하네요.)
지적 뿐 아니라, 대안도 함께 제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