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소형 SUV 시장 ‘빨간불’…올해 상반기 판매 감소율 36.7%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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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소형 SUV 시장 ‘빨간불’…올해 상반기 판매 감소율 36.7% 달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7.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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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모델 XM3·셀토스 부진에 낙폭 커져…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만 나홀로 선방
신차효과 약화에 일부 비인기 모델 단종 등 여파…준중형SUV 신차공세도 ‘난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합산 판매량은 7만5584대로, 전년 대비 36.7% 감소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합산 판매량은 7만5584대로, 전년 대비 36.7% 감소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소형SUV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간 20만 대 규모까지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으나, 올해 들어서는 주력 모델들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며 첫 마이너스 성장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시장 내 주요모델들의 신차효과가 희석된 것은 물론, 한 체급 위인 준중형 SUV 시장의 거센 공세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합산 판매량은 7만5584대로 집계,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9436대 대비 36.7% 감소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신차효과 약화는 물론 볼륨 모델들의 노후화, 일부 모델 단종에 따른 고객 선택지까지 줄어들며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앞서 소형SUV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 XM3 등의 가세에 힘입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2017년 14만4468대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2018년 15만5041대, 2019년 18만4274대로 지속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앞선 신차들의 활약을 통해 처음으로 20만 대 규모를 넘어서는(21만3349대) 맹위를 떨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XM3가 2만2252대(3월 출시 직후 4개월간)의 판매고를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보다 1달 앞서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도 수출로 인한 내수공급 어려움에도 같은 기간 1만 대에 가까운 실적을 챙기며 시장 안착을 이뤘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이들 모델의 신차효과가 약화되며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XM3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63.7% 줄어든 8086대에 그치며 시름했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가 11.4% 오른 1만633대를 판매하며 선전했지만, 전체 시장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11.4% 오른 1만633대를 기록했다. 소형SUV 시장 내 볼륨 모델들 중에서는 유일한 판매 증가세다. ⓒ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이 11.4% 오른 1만633대를 기록했다. 소형SUV 시장 내 볼륨 모델들 중에서는 유일한 판매 증가세다. ⓒ 한국지엠

문제는 이들 신차 뿐 아니라 소형 SUV 시장 볼륨 모델인 기아 셀토스와 쌍용차 티볼리마저 판매 감소세를 내비쳤다는 데 있다. 셀토스는 올해 상반기 24.7% 감소한 2만1952대를 기록했고, 티볼리는 22.0% 줄어든 8030대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이들 모델은 노후화의 무게도 견뎌내야 하는 처지다. 출시된지 2년이 지난 셀토스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티볼리의 경우에는 지난 2015년 출시 이래 풀체인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열세를 안고 있다.

국내 소형SUV 시장의 판매 부진은 고객 선택지가 줄어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화재이슈를 겪은 코나EV(전기차)를 비롯해 지속적인 판매 부진을 겪어 온 쏘울과 스토닉이 단종됐기 때문이다. 작은 판매량이라 할지라도 엔트리카 시장 내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맞춰왔음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준중형 SUV 시장의 실적 확대세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풀체인지 호재와 함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내세운 투싼이 상반기에만 2배가 넘는 3만 대 가까운 판매고를 이뤘고, 이달 신형 스포티지까지 가세할 경우에는 시장 관심이 준중형 SUV로 온전히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첫차 수요가 경차에서 소형 SUV로 이동했다면, 최근에는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에 힘입어 준중형 SUV로까지 넘어가고 있다"며 "소형 SUV 모델들이 연식변경을 통한 상품성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변경이나 신차 투입 등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시장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형 SUV가 첫차 타겟층에 현실적 선택지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젊은 층에서까지 개인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등의 요인으로 수요 증가가 다소 정체됐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소형 SUV 시장 내  XM3와 트레일블레이저, 셀토스 등 다양한 인기 모델들이 존재하고, 젊은 타켓층의 현실적 대안임을 상기할 때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강화를 통해 하반기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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