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역대 대선에서는 어떤 폭로전이 있었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어땠을까] 역대 대선에서는 어떤 폭로전이 있었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7.07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세론’ 무너뜨린 이회창 아들 병역비리 의혹 폭로…그 밖에는 승패에 큰 영향 못 미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민주화 이후 폭로전이 없었던 대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민주화 이후 폭로전이 없었던 대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검증)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후 촉발된 ‘윤석열 X파일’ 논란은,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호사가들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검증 공세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역대 대선을 돌아봐도, ‘절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대선 레이스에서 상대 후보를 향한 폭로전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돼왔기 때문이다.

군사독재시대가 마감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제14대 대선 때는 ‘초원복집 사건’이 대선판을 흔들었다. 당시 통일국민당 측은 김기춘 법무부 장관 등 당시 여권 인사들의 회동 내용을 도청해 폭로했는데, 여기에는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는 내용이 포함돼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러나 여당이었던 민주자유당이 이 사건을 ‘불법 도청과 사생활 침해’로 몰아가면서 통일국민당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그 결과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부산에서 73.3%, 경남에서 72.3%, 대구에서 59.6%, 경북에서 64.7%의 득표율을 올리며 제1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제15대 대선 때는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문제가 됐다.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이 모두 신체검사 직전 10~20kg를 감량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이었다. 이러자 신한국당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처조카를 통해 비자금 670억 원을 관리해왔고,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20억 원 이상을 받았다는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이 폭로전에서는 김대중 후보 측이 이득을 봤다.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폭락했으나,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은 대선 공정 관리를 위해 검찰이 수사를 대선 이후로 연기하면서 유야무야됐기 때문이다.

제16대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이 병역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이때는 특히 김대업이라는 전직 부사관이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사건이 확대됐다. 이 논란으로 이회창 후보는 다시 한 번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지만, 아들 군 면제 의혹은 무혐의로 끝났고 김대업은 구속됐다.

제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폭로됐다. 투자자문회사 BBK가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됐는데, BBK에 거액을 투자한 다스라는 회사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는 의혹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폭로는 대선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20년 대법원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18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이 대선 판도를 흔들었다.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남북정상회담 발췌본 보고서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가 유출했고, 이를 새누리당이 입수해 폭로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폭로가 보수의 결집을 유도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신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탄핵 국면에서 열린 제19대 대선 때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 취업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세론’이 강고했던 데다, 국민의당이 폭로한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