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탈지역주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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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탈지역주의’의 역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0.24 21: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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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탈지역주의, 민주당의 ‘호남 후보 불가론’으로 귀결…해결 방법은 없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이제는 민주당조차도 ‘영남 출신 후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됐다. ⓒ연합뉴스
이제는 민주당조차도 ‘영남 출신 후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됐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호남 사람’이 공식이던 때가 있었다. 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니, 대선 후보도 호남 사람이 ‘대표 선수’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호남 출신이 아니면 민주당에서는 주류(主流)가 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부순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경남 김해가 고향이면서 민주당을 선택했던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 출마했다가 연전연패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끝내 빛을 봤고, PK(부산·경남) 출신이면서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성공은 민주당에 일종의 ‘깨달음’을 줬다. 호남 출신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IMF 외환위기, 보수의 분열,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TK(대구·경북) 지지층 일부를 흡수할 수 있는 박태준 전 국무총리와의 결합 등 온갖 정치적 호재 속에서도 겨우 39만 표 차(득표율 1.6%포인트 차) 신승(辛勝)을 거두는 데 그쳤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가 깨진 상태에서 일대일 구도로 선거를 치렀음에도, 57만 표 차(득표율 2.3%포인트 차) 승리를 거뒀다. 김해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이 PK 표 일부를 흡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민주당에 ‘영남 출신 민주당 후보’가 거둔 ‘성공의 기억’이 아로새겨진 것이다.

이때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 후보 불가론’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호남 후보를 내세워 ‘보수의 영남 대 진보의 호남’ 구도를 형성해서는 승산이 없고, 영남 후보를 선출해 영남 표 일부를 가져와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전북 순창 출신인 정동영 후보가 제17대 대선에서 참패한 것과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문재인 후보가 제18대 대선에서 비교적 선전한 것은 이런 주장에 더 큰 힘을 실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이후에는 민주당 관계자들로부터도 ‘누구누구는 호남 출신이라 대선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던 시기에도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부산), 유시민 작가(대구) 등 ‘영남 출신’ 인물들의 이름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배경이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세운 승리의 공식이 ‘영남 패권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영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보수 정당은 물론, 전통적으로 호남이 지역 기반인 민주당조차도 영남 표를 분산시키기 위해 영남 후보를 선출하는 역설적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 취재 과정에서 만난 유권자들 상당수도 ‘인물은 이낙연이 낫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영남 후보를 내세워 보수 표를 분산시켜야 하므로 이재명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곤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외쳤던 ‘지역주의 타파’가, 이제는 민주당조차도 ‘영남 출신’을 먼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형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던 이유는 지역주의가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을 ‘지역’으로 한정해버리면서 인물, 정책 등 ‘더 중요한’ 요소를 고려하는 데 방해가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승리의 문법’은 민주당마저 ‘영남 패권론’에 흡수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지독한 탈지역주의의 역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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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2021-10-25 11:09:01
전라도지역주의자인가? 거기서 왜 전라도가 나와.
그리고 민주당이 전라도의 주머니속 물건인가? 전라도가 기반이라니. 뭔 헛소리를.
전라도가 지역주의로 똘똘 뭉칠수록 더 불리해진다. 소수가 뭉쳐봐야 다수게에게 밀릴뿐.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지. 헛소리하지말고, 더 훌륭한 인물이나 키우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