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바디프랜드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1대 주주가 바뀐 후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며 노동조합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지난 1일 바디프랜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VIG파트너스는 보유 지분 46.5%를 스톤브릿지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연내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디프랜드의 1대 주주가 바뀌는 것이다. 2대 주주는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의 사위인 강웅철 이사회 의장(40.3%)이다.
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들은 이번 매각이 기업 성장세를 볼모로 한 사모펀드의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식 투기라며 사측이 고용불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바디프랜드 노동자들은 불투명한 매각 과정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고용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 측은 "현장 직원들이 고용문제와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배신감으로 근로 의욕마저 상실한 채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한 이번 매각 국면에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거론되는 건 바디프랜드의 불안정한 고용조건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바디프랜드 상반기 재무제표상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3.05년에 불과하고, 계약직은 지난해(12월 기준) 104명에서 올해(6월 기준) 159명으로 53%가 증가했다. 전체 노동자 1189명 중 13.3%가 계약직이다.
바디프랜드노조 정동협 수석부지회장은 "판매직군 신규채용은 6개월 계약직으로 이뤄진 지 오래다. 그 비중은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이들의 불안감은 정규직보다 심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투명한 매각 과정도 현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노조는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사측에 공식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피땀 흘려 바디프랜드를 세계 1위 안마의자 회사로 만들어온 현장 직원들이 왜 탐욕에 찌든 주주들의 돈 놀음에 희생돼야 하느냐"라며 "정규직과 계약직을 불문하고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 체결에 나서라"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3120억 원, 영업이익은 113.4% 늘어난 504억 원으로 호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사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매각이 경영권 매각과 전혀 무관한 딜이어서 고용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당사의 기존 경영진의 지분에 아무런 변동이 없으며, 경영권도 그대로 유지된다"라며 "고용 관계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노조에서 지적한 내용은 이번 딜의 성격을 오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당사는 새로 주주로 맞이하는 펀드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메디컬사업, 해외사업, B2B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바디프랜드의 제2의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라며 "이번 매각 딜은 펀드들 간의 주식거래여서 당사로선 매각 과정을 상세히 파악하는 한계가 있음도 양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