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에쓰오일 사측과 노조가 지난해 경영 성과급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기지급한 중간격려금 200%를 포함해 기본급의 1600%를 지급한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은 기지급한 격려금 200% 중 70%만 성과급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최근 사내 메일을 통해 “지난해 성과에 따른 격려금으로 월 기본급의 1600%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지급한 중간격려금 200%가 포함됐고, 지난해 12월 천만 인시 달성 성과에 대한 특별 격려금으로 200%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기지급된 200% 중 70%만 경영 성과급에 포함되고, 100%는 2019년 동종사 캐치업(catch up), 30%는 2020년 성과급”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에쓰오일은 지난해 임직원에게 기본급 200%의 중간 격려금을 지급했고 올해 1400%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특별 격려금인지 동종사 캐치업인지, 혹은 작년분인지 재작년 분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다를 뿐 지급되는 금액은 총 1600%로 같다.
에쓰오일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삼모사”라면서 “역대 최고 성과인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성과급을 받아내지 못한 노조위원장의 말장난”이라고 꼬집었다. 알 카타니 CEO가 “동종사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직원들에 지급한 자사주를 포함하면 1750%로 가장 많다”며 “사실이 아니다”고 짚었다.
1600%는 에쓰오일이 그간 지급했던 성과급 중 역대 최대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률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사실 성과급 비율을 노사가 ‘협상’할 게 아니라 ‘기준’에 따라 지급하면 수월하다. 근로자들이 원하는 것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준’이다.
일부 근로자들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경우, 올해 역대급 실적을 찍었다. 올해 1600%를 지급한 것이 어쩌면 상한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성과급 문제가 에쓰오일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과 LG까지 성과급 논란이 번졌다. 당시 업계는 성과급 논란이 MZ세대와의 소통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화들짝 놀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 급여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왜 본인 연봉을 나눠 주냐”며 반발이 계속됐다.
문제는 ‘기준’에서 발생했다.
-성과급 지급 기준을 알려달라.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두 배 늘었지만, 성과급은 왜 같은가.
-영업이익의 절반을 반도체에서 벌었는데 성과급은 왜 더 적냐.
직원들은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고, ‘성과급 산정 방식’을 알고자 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자신의 연봉을 내놓겠다니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을 수도 있다.
이후,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미리 소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성과급 내용을 미리 공지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대응했다.
사실 성과급 문제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현재도 일부 기업에서는 ‘성과급을 포함해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근로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승소하기도 했다. 때문에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성과급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다시 ‘기준’이다.
이번에도 에쓰오일 노조 측은 “그간 동종사와 동일 지급이 관행처럼 당연히 돼왔다”며 “이제는 새로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관행과 상관없이, 성과급을 지급해달라는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과급을 퇴직금에 반영하라는 요구까지 나오는 추세다. 기업들이 성과급 문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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