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이네’…현대중공업, 노사갈등 격화 속 폭행·폭발사고까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산 넘어 산이네’…현대중공업, 노사갈등 격화 속 폭행·폭발사고까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5.10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 넘긴 노사교섭, 2차 잠정합의안 마련에 ‘부심’
폭행 사건, 업무방해 고발 이어져 노사갈등 심화
경주공장 폭발사고로 중대재해 예방 노력 ‘공염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7시간 파업에 나선 모습.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7시간 파업에 나선 모습.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노사갈등과 산업재해 사고로 사회적 지탄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현대중공업이 올해도 불명예 꼬리표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해를 넘긴 임단협으로 노사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 가운데 각종 사건·사고까지 잇따라 터져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열린 노사간 43차 실무교섭에서 임금 격차 조정 등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2021년 단체교섭 타결을 위한 2차 잠정합의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노동조합은 오는 11일부터는 사흘간 전면 재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노조는 사측이 재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래 사측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요구안을 제시했음에도, 회사에선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기본급·격려금 인상 외에도 연차별 임금 격차 해소 방안(같은 연차임에도 최대 30만 원의 격차 발생), 직무환경수당 개선(열악한 현장직 근로자에 대한 수당 현실화)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적자로 인해 재교섭에 많은 재원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노사간 폭행 사고가 불거져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총파업 기간 중이었던 지난달 28일 사측 경비대가 노조 간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노조 천막을 실은 조합차량 출입을 경비원이 막아서자 조합 간부가 항의했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측은 파업 당시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노사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의 모습. ⓒ 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의 모습. ⓒ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의 위태로운 행보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터진 폭발사고로 최근 업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는 중대재해 문제까지 연루됐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경북 경주 외동읍 냉천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해양배관공장에서는 질소가스 탱크가 폭발해 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시간대 발생했지만, 폭발 여파로 공장 옆 타사 식당이 무너지며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지난달 20일 중대재해 예방을 부르짖은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주재의 사장단 전체 회의가 무색해지는 사고로, 업계에선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권 회장은 중대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각 사업장 단위로 안전관리 방안을 공유하고, 강화된 안전관리 방침을 현장에 맞게 설계해 즉시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선정한 '2022년 최악의 살인기업'(직전해 사망자수 집계) 공동 5위(3명 사망)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2명의 사망자를 추가하며 오명을 잇고 있다. 올해는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을 받기까지 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