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공장, 정부 지원 무산설…파운드리 최강 TSMC는 투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그룹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해외를 순방하며 원활한 장비 공급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최근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사업 인력 300여 명을 DS(반도체)부문에 전환 배치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 대만 경쟁사인 TSMC의 약진도 삼성 반도체의 발목을 잡는 암초다.
삼성D 300명,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전환…반도체 역량 집중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LCD TV 패널 사업을 담당했던 인력 300여명을 반도체 DS부문으로 전환배치시킬 계획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LCD 패널 사업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 1991년 삼성전자 내 ‘LCD 사업부’를 설립하면서 LCD 사업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의 결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결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평택 캠퍼스 3공장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등 대규모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인력 충원 필요성도 부각되자, 최근 사업을 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인력을 수급받는 셈이 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해당 부서 구성원들로부터 전직 신청을 받고, 희망자를 대상으로 면접 절차를 거쳐 DS부로 선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에도 약 300명을 전환배치 시킨 바 있다.
美 반도체 자금지원법 무산 가능성…국내 두산·해외 TSMC는 투자↑
그러나 삼성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 시설에 520억 달러(한화 약 65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 처리가 결국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미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텍사스시에 170억 달러(22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전자만 난처해졌다.
‘블룸버그통신’과 ‘내셔널 인터레스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미국 내 발생한 급격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반도체 제조 활성화와 대(對)중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국경쟁법안 입법이 의회에서 오랫동안 표류한 끝에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내셔널 인터레스트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회사가 중국을 이길 수 있도록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520억 달러(약 65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미국경쟁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징후는 그 법안이 무산될 태세”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해외 파운드리 경쟁사 'TSMC'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TSMC는 오는 2024년 일본 구마모토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본 현지에서 고연봉을 내세우며 1200명의 대규모 신입 채용에 나섰다.
TSMC는 또한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400억 달러(약 51조 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투자한 금액(43조 원)보다도 많은 규모로,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공장 건설에 활용될 계획이다.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52.1%)가 2위 삼성전자(18.3%)를 압도하고 있다. TSMC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감소한 휴대폰·PC용 반도체 수요를 전기차용 반도체로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