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오는 11월 임기 만료…박 대표, 징계여부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가 KB금융그룹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KB증권을 둘러싼 의혹과 구설수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KB금융 회장 최종후보를 추리기 위한 과정을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박 대표가 풀어야 할 문제 역시 첩첩산중이다.
KB증권이 랩어카운트 상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불건전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 대표이사 본인도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제재 위기에 직면하는 등 각종 곤욕을 치르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KB증권이 ‘만기 불일치 운용’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나섰다. 현재 KB증권은 단기 투자 상품인 랩어카운트(MMW) 등 상품을 판매하면서 모은 투자금을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채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통상 랩어카운트 상품은 당장 여윳돈을 단기로 굴리기 원하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라 장기채에 투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게 투자자들과 업계의 반응이다.
상품 운용 과정에서 새 고객에게서 받은 자금을 중도해지를 원하는 고객에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돌려막기식 영업’을 한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금감원은 조시 진행도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KB증권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어디까지 조사가 진행됐는지는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KB증권은 만기 불일치 자산운용을 하면서 약 9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해 이를 숨기고자 ‘불법 자전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하나증권에 있는 KB증권 신탁 계정을 이용해 KB증권 법인고객 계좌에 있던 장기채를 평가손실 이전 장부가로 사들여 수익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이 현재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를 둘러싼 문제는 또 있다. 지난 2월 초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박 대표의 제재 절차를 재개하면서다.
앞서 박 대표이사는 2020년 금감원으로부터 라임사태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는데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와 관련한 법적해석이 갈리면서 제재 절차가 잠시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제재심리가 다시 진행됨에 따라 박 대표는 징계가 확정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내부통제 관련 법리를 명확히 따져볼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까지인 상황에서 만약 박 대표가 중징계를 받게 된다면 회장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금융권 재취업도 3~5년간 제한돼 당장 거취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된다.
그러나 박 대표가 특유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KB증권의 실적을 향상 시키는 등 여태까지 잘 이끌어 왔던 만큼 이번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한편, 박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열린 금융위원회 임시위원회에 참석해 라임 사태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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