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만 대 문턱 넘어…토요타·렉서스 ‘훈풍’ 주도
혼다, 하반기 신차 공세 바통터치…점유율 10% 회복 나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존재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일본 불매로 한참 부진했다가, 올해 반등 기점 마련에 성공한 덕분이다.
일본차는 토요타·렉서스의 신차 공세를 앞세워 3년 만에 상반기 1만 대 돌파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엔 혼다도 신차 출시로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태게 된다.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 10% 달성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차 브랜드(토요타, 렉서스, 혼다)의 합산 판매량은 1만15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1% 급증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래, 반일 감정 및 일본 불매 운동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일본차를 향한 구매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본차의 상반기 1만 대 판매 돌파는 3년 만의 일로, 큰 의미를 더한다. 불매 운동 직전인 2019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차 판매량은 2만3482대에 달했다. 다만 2020년 상반기 1만43대 수준으로 곧장 급락하더니, 이후엔 아예 1만 대 문턱을 넘지 못해왔다.
다행히도 올해 들어선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토요타, 렉서스)가 시장 회복을 위해 신차들을 줄지어 선보인 덕분이다. 사실상 지난해 일본차 브랜드들의 실적이 바닥을 찍으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만큼, 정면 돌파에 나선 셈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 초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 부임을 시작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이후, 연내 8종의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내비쳤다. 상반기 동안 선보인 신차도 4종에 달한다. △토요타 RAV4 PHEV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렉서스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RZ △렉서스 RX 등이다. 이중 크라운 하이브리드는 출시 이후 6월까지 두 달이 안되는 시간 동안 273대가 팔렸고, 6월 말 출시된 RZ와 RX 등은 하반기부터 판매 실적이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적극적인 신차 출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로 이어졌고, 이를 발판삼아 토요타는 올 상반기 3978대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8.9% 오른 수치다. 렉서스의 실적 증가세는 더욱 거셌다.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121.1%의 증가율을 보이며 6950대의 판매고를 이룬 것. 해당 기간 베스트셀링 모델인 ES300h가 4465대 팔리며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토요타·렉서스의 실적 증가는 수입차 시장 내 일본차의 입지 강화로 직결됐다. 지난해 상반기 5.8%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8.8%로 크게 올랐다. 불매 직전인 2019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반기에도 일본차 신차 소식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점유율 10% 달성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하반기 중엔 토요타에서 △하이브리드 미니밴 '알파드' △3열 하이브리드 SUV '하이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해치백 '프리우스' △순수전기차 'bZ4X' 등을 출시한다.
혼다 코리아의 행보에도 귀추가 쏠린다. 혼다는 올해 상반기 동안 64.2% 급감한 57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는데, 하반기엔 신차 출시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패밀리카 파일럿부터 CR-V 하이브리드 모델, 어코드와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풀체인지 신차 군단을 앞세우게 된다.
특히 혼다는 고객들이 국내 판매 전 모델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수입차 업계 최초로 도입하며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한 바 있다.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온라인 판매 플랫폼과의 시너지 효과도 한층 배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곤 있지만, 여전히 품질 및 안전 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시장 과도기적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력과 신차들을 갖춘 일본차가 고객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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