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국 속도내는데…K-배터리, 전고체 시장 선점 가능할까? [배터리춘추전국시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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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국 속도내는데…K-배터리, 전고체 시장 선점 가능할까? [배터리춘추전국시대③]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0.04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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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밸류체인 협업’ 일본…‘글로벌 완성차 투자’ 미국
K배터리 3사 기술개발…2027~2030년 상용화 목표
“완성차 스타트업 투자多…작은 기업 지원 필요”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바야흐로 ‘이차전지 기준 전쟁’의 시대다. LFP 배터리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그간 전기차 배터리의 유일한 선택지처럼 여겨져 온 리튬이온배터리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관측된다.

그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 주력해 온 K-배터리 역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배터리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K-배터리의 경쟁력과 전망,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3 SK온 부스에 전고체배터리 셀 모형이 전시돼 있다.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3 SK온 부스에 전고체배터리 셀 모형이 전시돼 있다.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보급형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맞붙고 있다면, 프리미엄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선 일본, 미국 등과 경쟁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기차 밸류체인 전반이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협업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자국 전고체 전문 신생 기업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투자가 몰리면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밸류체인 협업 나선 일본…미국은 글로벌 완성차와 ‘접점’ 늘리기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온이 음극과 양극을 오가는 통로에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전해질을 채운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 대비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분리막 등 부품을 뺄 수 있기 때문에 가볍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낮은 이온 전도도, 짧은 수명, 비싼 재료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아직 상용화를 이루지 못 했다. 이에 따라 전고체라는 ‘꿈의 배터리’를 두고 각국의 기술개발·투자 경쟁이 활발한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분야 연구개발에서 가장 성과를 보이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지식재산 전문기업 윕스가 지난 2015년부터 2022년 7월까지 15개국에서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출원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전고체 배터리 특허 보유 상위 10개 기업 중 6개를 일본 기업이 차지했다.

일본은 지난 2018년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중심으로 완성차, 배터리 등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분야 주요 기업 약 20곳이 참여한 연구개발 협업 프로젝트를 출범시키면서 국가 수준에서 연구개발을 지원해 왔다.

특히, 토요타가 속도를 내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2020년 파나소닉과 합작사 프라임플래닛 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 이래, 2021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주행 영상을 공개하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2027년 10분 충전에 1200km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목표다.

미국 역시 글로벌 완성차와의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국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기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마이크로소프트,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 역시 BMW, 포드, 현대차, SK온 등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3사 기술개발 ‘속도‘…2027년~2030년 상용화 목표


K-배터리 업계 역시 대표 셀 제조 3개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황화물계 등 2종의 전고체 배터리를 오는 2026년 시제품 생산, 2028년 상용화를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배터리 연구원에는 시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을 설치 중이다.

미국 조지아 공대 등 학계와의 개발협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단국대 연구팀과 새로운 산화물계 배터리 공동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오는 2027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경기도 수원시 삼성SDI 연구소 내 마련한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 ‘S라인’에서 올해 하반기 시제품 생산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선 2개 기업과 달리 고분자계 반(半)고체 배터리를 먼저 개발한다. 상용화 목표는 오는 2026년이다.

일반적으로 황화물계가 기술적 난도가 가장 높고, 산화물계와 고분자계 등은 난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해질에 액체를 일부 남기는 반고체 배터리의 경우 기술 확보가 이보다 조금 더 수월하다는 게 업계 평이다.

황화물계 배터리는 오는 2030년 상용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국내 카이스트 등과 손잡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술 확보 측면에서 상당 수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윕스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토요타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집계됐다.

정훈기 한국기술연구원 박사는 “일본은 전고체 전지 기술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다. 일본의 연구개발 기술력이 100이라면 국내는 80%정도 수준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했다.

 

완성차,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 경향…“국내 스타트업 키울 필요”


다만, 일각에서는 3사만의 성과로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튬이온배터리 시장과 달리,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전고체 배터리 전문 신생 기업과 협업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닛산 및 한국 현대차, 독일 벤츠 등은 각각 미국 솔리드에너지(Solid energy), 미국 아이오닉 머티리얼즈(ionic MATERIALS), 캐나다 하이드로 퀘벡 등과 전고체 배터리 관련 투자 혹은 합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 신생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출연연, 대학의 스핀오프 창업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 관련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기업은 자체적으로 연구하기보다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에 투자해 R&D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를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 등 다양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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