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조사 착수…'사기판매' 재현 안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ELS(이하 홍콩ELS) 상품 원금손실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마저 이번 사안을 눈여겨 보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과거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 은행권 책임론이 또 한번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8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을 정조준해 첫 현장점검 등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민은행이 감독당국의 주요 타깃이 된 이유는 국내 시중은행중 홍콩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이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은행장 간담회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에서는 불완전판매(여부) 이런 부분은 보고 있다”면서 “그 결과에 대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소비자보호와 관련해서 뭘 할 수 있는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외 시중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대상으로도 사전점검을 위해 서면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사실상 판매채널 전수조사 형태로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홍콩ELS 판매잔액은 20조5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에서만 15조8860억원 가량이 판매됐는데 이중 절반에 달하는 7조8458억원(판매잔액 기준)이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이어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782억원 순이다.
홍콩ELS가 문제된 이유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증권사 채널을 통해 가입한 투자고객들이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라임펀드와 옵티머스사태 당시 은행권을 강타했던 불완전판매 논란과 유사하다. 당시 국민은행은 선제적 상품판매 중단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논란에서 자유로웠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국민은행이 이번 홍콩ELS 사태에 제대로 엮인 이유로 거론된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다른 시중은행들이 상품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단순히 손실 규모나 그 가능성보다 국민은행 등 은행권이 해당 상품을 판매하면서 제대로 설명의무를 다했는지, 리스크를 과도하게 안고 판매한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는 이번 홍콩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도 손실 가능성 현실화에 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홍콩ELS 상품을 최다 판매한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관련 TF 구성을 이미 8월께 마쳤다"며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시장상황 설명회, 시장전망 안내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과거 라임·옵티머스 사태때처럼 사기 판매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구성에서부터 문제 제기가 불거진 과거 펀드사태와 달리 홍콩H지수 ELS 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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