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폐지 한 달 앞으로…우려 한목소리, 안보 위기 대응 모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올해 연말을 넘기면 없어지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과거 일심회를 일망타진하려다 참여정부 시절 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어 수사 확대를 하지 못해 더 많은 간첩들을 잡는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하며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김 전 원장은 국가안보통일연구원과 21세기전략연구원,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가 지난 29일 광화문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국가안보 위기 대응과 전략’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2023 추계 학술세미나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짧게나마 당시를 소회해나갔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반국가세력은 국가보안법을 없애기 위해 엄청 애를 써왔고, 뜻대로 되지 않자 간첩 잡는 기관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이라며 “그것이 오늘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눈앞에 두게 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마당에 전 세계가 전쟁 위기로 고조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을 대비해 자국민을 본토로 이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비행장을 늘리고 정비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방비를 늘리고 있지만 아주 위험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 사무처장도 참석해 “지금의 정세는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석 차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과 기습적인 공격을 보면서 북한의 여러 행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안보 위기도 대공수사권 위기도 심각하다”며 “한미일 군사안보 협력을 위시해 군사적 대비를 잘 해나갈 것으로 믿지만 안보위기 시기인 만큼 만전을 기해 지혜를 모아 나가야할 때”라고 밝혔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세미나는 국가 안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전략을 강구해야 하는지 등 현주소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안보 분야의 제도적 문제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윤봉한 국가안보통일연구원장은 “여당 단독입법으로 국정원 대공수사권이라는 안보의 빗장을 풀어 폐지해 버렸다. 대다수 국민은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있다. 금년 연말이면 없어지게 되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 제고와 정부 당국의 각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공동주최자로 나선 홍재성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장과 정주진 21세기전략연구원 이사장, 장봉한 양지회 회장도 힘을 보태며 대공수사권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재성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 회장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 전쟁으로 국제평화가 급물살로 소용돌이치고 중국의 패권 질주 속에 자유 우방국 중심의 안정적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북한의 반인륜적 불통의 열악한 대외적 안보환경에도 윤석열 정부가 인류 보편적 가치를 기치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 경의를 표한다. 그렇지만 지난 정부에서 여당 단독 입법으로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폐지돼 참으로 걱정스럽다”며 국민적 관심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도 자신의 검사시절을 돌이키며 “수사권과 정보수집은 같이 있어야지 분리할 성질이 아니다”며 “이대로 폐지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몸담았던 사노맹 관련 사건, 이석기 전 의원이 관련된 내란선동 사건 등 체제전복사범에 대한 정보수집도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우리나라 안보 현실의 특수성을 생각할 때 국정원의 개혁은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일갈했다.
박 대표 외에도 황윤덕 한국통합전략연구원장,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이병순 안통연 수석연구위원, 황흥익 단국대 교수, 문수성 대한변호사협회 제1홍보이사, 이재은 동국대 교수 등이 세미나 발제 및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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