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대체연료 제도 기반 미비…정유업계 “실질적 지원 필요”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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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대체연료 제도 기반 미비…정유업계 “실질적 지원 필요” [현장에서]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2.18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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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일본 등 SAF 혼용 의무화
국내 법 SAF 대체연료로 인정 ‘아직’
업계 “SAF 시장 형성돼야 다음 단계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전기기반연료(E-fuel, 이하 이퓨얼),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석유 대체 연료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정책 및 시장이 구축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8일 서울시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한국석유관리원 주관, 산업통상자원부·대한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2023 석유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날 연단에 오른 김철현 HD현대오일뱅크 상무, 김영대 SK이노베이션 그린성장기술팀장 등은 “기업이 관련 사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법제화 노력이나 실질적인 정책지원 등이 국내에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18일 서울시 삼정호텔에서 진행된 2023 석유컨퍼런스에서 김영대 SK이노베이션 그린성장기술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은 SAF에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갤런 당 1.25달러에서 1.75달러 수준이다.

최근 EU 역시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고, 2050년까지 SAF 70% 혼용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일본 역시 2030년부터 국제선에 재생연료 10% 혼용을 의무화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오는 2027년까지 SAF 활용을 의무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 업계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더딘 상황이다. 국내 SAF 관련 제도 기반이 부재해서다.

SAF는 폐식용유 등으로 생산하는 석유제품으로,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은 바이오디젤 등은 대체연료로 인정하지만, SAF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철현 HD현대오일뱅크 상무는 “글로벌 석유수요는 감소 전망이고, 유럽의 정유사들은 2010년 이후부터 석유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친환경 연료 사용 비율은 향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친환경 연료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했다.

김영대 SK이노베이션 그린성장기술팀장 역시 “국제적으로 인증된 SAF 제조 기술이 있다. 경로를 하나 추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여러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은 경로 추가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시장 역시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진행된 2023 석유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을 마치고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왼쪽부터 상병인 한양대학교 교수, 김철현 HD현대오일뱅크 상무,  김영대 SK이노베이션 그린성장기술팀장, 임의순 한국석유관리원 미래기술연구소장, 정영광 에쓰오일 신사업부문장, 정경희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특히, 국내에서는 폐식용유 등 연료의 원재료 조달이 어려워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 와야 하는 만큼, 공급망도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정영광 에쓰오일 신사업부문장은 “내년부터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코 프로세싱(Co-processing) 공정을 추가하고 별도 전용 공장도 신설하려 하고 있는데, 원료조달 한계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대 팀장 역시 “과거엔 폐식용유 가격이 저렴했는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장기적으론 다변화가 필요하겠지만, 현재 가능한 회사와 빠르게 손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SAF 시장이 먼저 활성화돼야 차세대 친환경 연료 시장인 이퓨얼 등에서도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SAF에 대해서는 국제 목표 및 표준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퓨얼 등에서는 아직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글로벌 주요 정유사인 △네스테(Neste) △아람코(Aramco) △쉐브론(Chevron) 등은 바이오 정제시설 전환 및 신설을 먼저 진행 중이다. 이퓨얼 등 여타 친환경 연료 시장은 연구개발 및 실증 단계로, 이를 마치면 공장 신설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대 팀장은 “(여러 친환경 연료 중) SAF에 관심을 가지는 건  세금감면, 인센티브 등이 동력이 돼 (친환경 연료) 초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서다. SAF는 기존 연료 대비 세 배 정도 가격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선 간과하기 어렵다”며 “초기 시장이 빨리 형성될수록 다른 기술 연구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2023 석유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정부는 이 같은 요구를 수렴해 제도 마련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친환경 바이오 연료 확대 로드맵 및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7월엔 바이오경제 2.0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 국내 도입을 목표로 바이오항공유 및 선박유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오는 2026년까지 표준 개발에 나선단 게 내용이다.

SAF 등 친환경 정제원료까지 대체연료로 인정하는 석유사업법 개정안도 국회 상정돼 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수출경쟁력을 계속 갖고 가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대응을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국내외 여러 전략,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우리 기업이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같이 상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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