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말까지 최종후보 선정키로
대구은행 시중銀 전환등 과제 산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해 9월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꾸려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차기회장 선임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용퇴를 결정하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 회추위는 지난해 9월25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김태오 현(現) 회장이 연임 여부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그동안 고심이 깊었지만, 최근 김 회장이 용퇴 결정을 내리면서 향후 차기회장 후보군 선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회추위는 오는 2월말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이번 용퇴 결단은 그룹의 지속가능성한 성장을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앞서 김 회장은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최근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무죄 판결이 나온 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회추위에 용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이 그룹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회추위도 김 회장의 퇴임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태오 회장 용퇴 결정과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DGB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을 두고 외부 인사의 급부상을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 김태오 현 회장, 외부출신인 허인 KB금융 부회장이 경선에서 이탈하면서 내·외부 후보군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부출신으로는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이 차기회장 후보군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황 은행장은 현재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 등 굵직한 사업을 맡고 있다. 그룹과 은행, 당국과의 유기적 소통이 필요한 시점에서 내부출신인 황 은행장의 내외부 평가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시선이다.
실제로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동안 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과 관련해 내부와 외부 출신간 공정한 경쟁을 강조해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외부 출신 밀어주기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12일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부회장직 제도의 경우 내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대정신, 경영상황에 필요한 CEO 발탁 등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DGB 금융 회장 선임 과정과 관련한 질의에서는 “지배구조 모범관행 정신을 하루이틀만에 구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부회장직 제도 등)DGB측도 다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사외 후보 물색이라든가 향후 절차에 그런 것들을 충분히 반영했을 것으로 저는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앞둔 회추위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회추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