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선심성 정책, 이대로 좋을까?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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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선심성 정책, 이대로 좋을까? [주간필담]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3.1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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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재건축 규제 완화 등…민생토론회, 선심성 정책에 ‘관권선거’ 지적
보수, 과거 文 정부 지원금 정책에 ‘현금살포’ 비판…‘장기적’ 이익 도모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강원도청 별관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을 주제로 열린 열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강원도청 별관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을 주제로 열린 열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퓰리즘’은 무엇일까. 본뜻은 대중(populus)의 견해와 바람을 중시하는 정치활동을 말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카스무데는 ‘사회가 적대하는 두 진영,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로 나뉜다고 여기고 정치란 민중의 일반의지 표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심이 얇은 이데올로기’라고 정의했다. 

정치권에서 흔히 ‘인기영합주의’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유권자 지지를 얻기 위해 지속하기 어려운 비현실적 정책을 내세울 때 쓰이곤 한다. 20세기 중후반 아르헨티나 페론 정권이 무분별한 선심성 복지 정책으로 경제를 악화시킨 게 대표적 포퓰리즘 사례다. 

포퓰리즘은 비단 과거 남미 좌파 정권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유럽 극우 정당 출현 등 세계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그린벨트 해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등 방침을 연이어 발표할 때,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전국을 돌며 19차례에 달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접전지역을 골라 찾아다니며 민생 토론회를 빙자해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여당 선대위원장이라도 된 듯 직접 관권선거에 앞장서고 있다”며 “민생토론회의 탈을 쓴 관권선거운동을 당장 멈추라”(3월 11일, 최혜영 원내대변인 브리핑)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는 총선 이후로 닥칠 재정 부담과 국정 공백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냐. 당장 책임지지도 못할 포퓰리즘 정책 남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1월 15일, 윤영덕 원내대변인 서면브리핑)고도 꼬집었다. 

정부는 11일 민생토론회 관련해 “선거 운동이나 관권 선거와 거리가 멀다”고 전했지만, 개최 횟수가 잦은데다 내용 또한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선심성 공약이 주를 이루고 있어 논란이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책 남발은 비단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선거 전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내놓았다. 21대 총선 하루 전,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고민정 광진을 예비후보 유세 현장에서 “고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나와 민주당이 100% 국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 일이 있었다. 

전 정부가 공매도 금지 조치 두 차례 재연장, 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 공공 일자리 확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을 내놨을 때 보수진영에서 비판이 거셌다. 

물론 선거가 다가오는데 정부가 현실적으로 손 놓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근본적 구조 개혁과 땜질식 선심 정책은 다르다. 국민들의 호응을 일시적으로 얻고, 선거가 끝나면 정책 결정이 흐지부지되는 나쁜 선례가 반복된다면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에서 승리한 쪽이 행정부 권력을 다 쥐는 대통령제하에서, 한쪽이 600조 원 넘는 예산을 다 쥐고 흔드다는 것도 갈등 요인 중 하나다. 여야 합의를 통해 예산 집행 문제를 풀어내기보다, 시행령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안 그래도 심각한 정치 양극화가 더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유럽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voxEU)에 실린 2021년 2월 16일 자 칼럼 ‘포퓰리즘의 비용’에 따르면 포퓰리스트가 집권한 국가 평균적 성장률은 당시 글로벌 성장률에 비해 매년 약 1%p씩 저조하게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경제적 손해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가 약화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 정치 이익을 쫓은 대가는 공동체에 더 큰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책 결정에 있어 지속가능한 사회,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인지 단순 표심을 위한 일시적 정책은 아닌지 공적 영역에서의 지속 점검이 필요하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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