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펄어비스 대표 “붉은 사막, 성공 가능성 키울 것”
해외 매출 비중 77%…중국 정식 서비스·북미 시장 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올해는 라이브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하는 가운데, 차기 신작들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3월 29일 제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오랜 신작 공백기를 깨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허 대표는 ‘라이브 서비스 강화’와 ‘신작의 성공적인 출시’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현재 펄어비스는 이른바 ‘신작 공백기’를 끝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작년에도 신작을 내놓은 넥슨, 엔씨소프트 등의 경쟁사들과 달리 펄어비스는 수년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지 못 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6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35억 원으로 한 해 전보다 13.5% 줄었다. 신작이 게임사들의 손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펄어비스의 실적 부진은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
이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붉은 사막’과 ‘도깨비’가 펄어비스의 재기를 위한 ‘키’로서 주목받고 있다.
“오래 기다린 만큼 좋은 성과 낼 것”…‘붉은 사막’ 탄생 기대감↑
허 대표는 1966년 온 네트(현 웹젠 온 네트) 미디어 사업 이사로 게임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SK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티실장과 온 네트 퍼블리싱본부장 그리고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서비스본부장 등을 두루 거쳐 2022 펄어비스 수장 자리에 올라섰다.
출시 10주년을 앞둔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 사막’은 150개 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만 2000만 명에 이른다.
검은 사막은 비교적 낮은 개발 비용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효율을 보여주는데, 이는 짧은 개발 기간과 적은 개발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가능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검은사막의 개발비는 120억 원으로 최근 수년간 증가하는 MMORPG(역할 수행 게임) 개발 비용으로 보자면 상당히 낮은 액수다. 개발 기간이 상당히 짧았고 처음부터 개발진의 수가 많지 않았으며,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했기에 상용 게임 엔진 등의 구매 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로 몇백억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 게임 개발의 경우 인력 교체와 늘어지는 개발 일정으로 인해 불어나는 비용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개발은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를 내는 데 꽤나 성공했다.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BlackSpace Engine)’으로 개발됐으며, 혼란의 시대에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붉은 사막은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추후 멀티플레이 도입도 고려하고 있으며, 1대1 전투 외에도 1대 다(多), 전설 속의 동물과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 등 다양한 상황의 전투 액션을 담아 선보일 계획이다.
허 대표는 “붉은 사막은, 올해 다양한 행사에서 유저 시연을 진행하는 등 그 접점을 넓혀가며 성공 가능성을 키우도록 할 것”이라며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연중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일정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다림과 큰 기대가 있는 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하면서 붉은 사막의 등장을 기대케 했다.
붉은 사막은 2025년 콘솔과 PC 플랫폼에서 동시 출시될 전망이다. ‘붉은 사막’ 다음 차례로는 또 다른 신작 ‘도깨비’가 대기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 77% 차지…북미 시장 진출 확대
펄어비스 매출을 지역별로 보면 해외 매출 비중이 77%를 차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2023년 4분기 지역별 영업수익 중 59%가 북미·유럽 등에서 나오고 있다. 그 외 국내시장이 21%, 아시아시장이 20% 비중을 나타냈다. 플랫폼별로는 PC가 83%로, 영업수익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은 5%를 차지했다.
향후 펄어비스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적자 돌파를 모색하기 위해 검은 사막의 판호 발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시장에서는 현재 검은 사막 모바일만 서비스되고 있어, PC 플랫폼의 진출이 펄어비스에게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 시장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한국에선 주로 개인 방에서 PC로 게임을 하거나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데 비해 북미지역에선 가족들과 같이 거실에서 콘솔게임을 즐기는 형태가 흔하다.
허 대표는 “검은 사막을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진행 사항을 감안하면, 판호 발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검은 사막 모바일(BDM) 중국 서비스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펄어비스는 2022년 하반기 검은 사막의 중국 출시를 위해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시장 공략도 보다 강화한다. 현재 펄어비스는 북미에서 PC 게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바, 이를 북미시장에서 주를 이루는 콘솔 게임으로 시장을 넓혀 가겠다는 것. 펄어비스의 플랫폼별 영업수익 중 콘솔은 전체 영업수익 중 12%를 차지하고 있어, 이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허 대표는 “올해는 그동안 자회사와 함께 준비해 온 신작들의 순차적인 출시로 성과를 점차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