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50bp 인하…빅컷 단행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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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50bp 인하…빅컷 단행한 까닭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9.19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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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고용시장 둔화 우려” 선제조치
美 금리 최상단 5.00%…韓 3.50% 유지
한미간 금리역전차 200bp→150bp 축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금리인하 결정 설명하는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금리인하 결정 설명하는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책금리를 50bp 인하했다. FOMC가 정책금리를 단숨에 50bp 인하하는 빅컷(Big-cut)을 단행함에 따라 미 정책금리(최상단 기준)는 5.00%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역전차는 200bp에서 150bp로 줄어들었다.

19일(한국시각) 새벽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정책금리를 50bp 인하하는 한편 경제전망(SEP)에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추고 실업률 예상치는 높였다.

연준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은 앞서 6월에 제시된 2024년 2.1%에서 2.0%로 소폭 하향 조정됐으나 2025년 2.0%, 2026년 2.0%, 장기 1.8% 수준은 유지됐다. 반면 실업률 전망치는 2024년 4.0%에서 4.4%, 2025년 4.2%에서 4.4%, 2026년 4.1%에서 4.3%로 모두 상향 조정됐다.

또한 정책금리 전망치(중간값)로 연말까지 4.4%, 2025년말까지 3.4%를 각각 제시했다.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추가 금리인하를 예고한 셈이다. 연내 남은 FOMC 일정이 두차례라는 걸 감안하면 베이비컷(한번에 25bp 인하)을 연달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남은 FOMC 일정 내에서 50bp 인하와 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정책결정문에서는 인플레이션 관련 진전에 관한 문구가 변경됐으며, 정책방향 부분에 완전 고용을 뒷받침하겠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번 미 FOMC의 금리인하 결정은 사실상 시장에서 예견된 상황이었다. 다만 금리 인하폭을 두고 베이비컷과 빅컷으로 의견이 나뉘면서 시장의 관심도가 커졌다. 대다수 투자은행들은 25bp 인하 전망을 내놨었는데 이번에 FOMC가 빅컷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노동시장 둔화 우려에 따른 선제적 금리인하 조치로 분석한다. 제롬 파월 의장이 50bp 인하를 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로 해석해선 안된다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IB업계에서는 매파적 발언으로 해석, 사실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빅컷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진전 △최근 고용 냉각 등의 경제 상황 △이에 대해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언급하며 빅컷 결정 배경을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들을 토대로 “아마 파월 의장은 기존의 25bp 인하 견해를 갖고 있는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GS)는 “연준의 빅컷에도 불구하고 점도표상 위원들의 전망치를 보면 여전히 25bp 인하가 베이스라인임을 보여준다”며 “향후 몇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 이후 경제 성장세가 견고하고 노동시장도 양호하다면 연준은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DB)는 “파월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강하다고 피력하며 자칫 빅컷이 줄 수 있는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며 “이는 빅컷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빅컷은 만장일치 결정은 아니다. 연준에 따르면 연준이사 1명의 소수의견(25bp 인하)이 나온 가운데 점도표상 연준위원들의 연내 정책금리 인하폭 전망에 있어서도 19명중 9명이 75bp 이하의 인하를 전망하는 상황이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확대를 감안해 빅컷을 단행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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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가 19일 오전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한은 워싱턴주재원 측은 “FOMC 정책결정문의 완화적인 경제 상황 판단 및 리스크 평가가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경제전망요약(SEP)에 반영된 올해 말 정책금리 수준도 하향(실업률 상향, 물가는 하향) 조정됐으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빅컷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은 정책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추가 인하 시기와 폭을 입수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리스크간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매 회의마다 결정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 정책금리가 대폭 인하됨에 따라 그간 200bp 수준의 한미간 금리역전차를 부담으로 느끼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 통화정책의 피봇이 시작돼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부동산 PF 질서 있는 연착륙 유도 △주택시장 과열 또는 가계부채 급증시 추가적 관리수단 시행 △저소득층·소상공인, 건설 등 취약부문 맞춤형 지원 등 정책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최 부총리는 “8월 초 미국발 글로벌 증시 급락에서 보듯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며,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 대선 등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이에 정부는 높은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대내외 상황 변화에 대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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