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와 플랫폼을 움직인 콘텐츠의 힘…흑백요리사의 영향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흑백요리사 봤어?”
최근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이하 흑백요리사)가 얼마나 대중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요리 대결을 넘어서,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다시금 입증한 사례로 꼽힙니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넷플릭스의 신규 고객 수는 약 23만 명으로, 직전 8월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티빙을 추월한 결과기도 한데요. 흑백요리사의 흥행이 넷플릭스 구독자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해 티빙의 약진에 밀리며,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과 5월입니다. 우선 티빙은 지난 3월 KBO 리그 독점 중계를 통해 신규 설치 건수 4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의 19만 명을 크게 앞섰습니다.
5월엔 티빙에서 독점 공개된 ‘선재 업고 튀어’ 마지막 화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최초로 일일 기준 넷플릭스 시청 시간을 넘어서는 저력도 과시했습니다. 해당 마지막화가 공개된 날 시청자들은 티빙에서 250만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날 넷플릭스의 240만 시간을 앞질렀다네요.
물론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흑백요리사의 흥행으로 넷플릭스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잘 만든 '킬링 콘텐츠'가 플랫폼의 성장과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티빙과 넷플릭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흑백요리사의 성과를 따져보겠습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지난 9월 30일부터 6일까지 400만 회(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습니다.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에선 당당히 1위에 올랐고요.
또한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18개국에서 TOP 10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넷플릭스 코리아 예능이 글로벌 순위에서 계속해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흑백요리사는 단순한 요리 대결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백수저와 흑수저 셰프가 펼치는 치열한 대결은 그 속에 사회적 계급, 경쟁, 그리고 승패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면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습니다. 기존의 쪽대본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높은 완성도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한국 콘텐츠 제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입니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달돼,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죠.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외식업계에도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네이버, 카카오,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주요 플랫폼 간 협력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흑백요리사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검색과 예약 서비스 이용자 수가 급증했습니다. 네이버 오픈톡에선 약 130만 명의 누적 방문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는 전국 114개 식당을 모아 흑백요리사 저장 리스트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11일 기준, 네이버 지도를 통해 해당 식당 리스트를 조회한 사용자 수만 약 43만 명에 달한다네요.
카카오와 티맵모빌리티도 이 열풍에 동참해 사용자들에게 관련 식당 정보와 예약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콘텐츠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경제적·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 할 수 있겠네요.
흑백요리사가 보여준 콘텐츠의 잠재력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성공적인 K-콘텐츠가 더 많이 등장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콘텐츠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콘텐츠의 힘은 단순히 화면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무한하며, 영향력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