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사만 참여하는 구조…유명무실 규제 전락
고객 상품 선택권·보험 가입 경로 축소 지적
금융당국, 보험개혁회의 검토 후 완화 가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철수로 방카슈랑스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카슈랑스에 참여하고 있는 손해보험사가 줄어들면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로 제한하는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겁니다.
방카슈랑스는 보험사가 은행과 제휴를 맺어 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로 은행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주로 저축성보험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저축성 대신 보장성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실적에 유리해지자 손보사들이 잇따라 방카슈랑스 시장을 이탈했습니다.
올해 4월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앞서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 일부 손보사들도 방카슈랑스 철수 혹은 판매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손보업계 방카슈랑스는 4개사(KB손해보험·DB손해보험·현대해상·NH농협손해보험)만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방카슈랑스 25%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한 제도입니다. 대형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을 독점할 것을 우려해 보험사 간 형평성을 맞추자는 취지로 2003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판매 비중 한도가 49%였지만 2005년부터는 25%로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문제는 손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이탈로 해당 제도가 허울뿐인 규제로 전락했다는 점입니다. 자사 보험 판매 비중이 25%를 넘어갈 상황이 되면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판매를 잠시 중단하거나 타사 상품을 영업해 줘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이에 금융당국은 이달 말 보험개혁회의에서 방카슈랑스 제도 개선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방카 25%룰이 개정되지 않으면 다른 보험사들도 방카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엔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 관측입니다.
아울러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실손보험, 종신보험, 자동차보험 등의 판매가 불가능하며 은행 점포당 보험 판매 인력을 2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방카슈랑스 이용 고객이 상품 선택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위축되면 고객 입장에서 상품 선택권과 보험 가입 경로가 줄어드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방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방카보다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나 비대면 판매채널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죠.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은행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카 25%룰을 완화할 경우 대형 보험사나 지주계열 보험사 등 특정 보험사로 판매가 쏠릴 수 있단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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