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 신는 남자, 오버핏 코트의 여자’…올겨울 ‘젠더리스’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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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 신는 남자, 오버핏 코트의 여자’…올겨울 ‘젠더리스’가 뜬다
  • 조현호 기자
  • 승인 2024.12.0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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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겨울맞이 아우터 필두로 ‘젠더리스’ 상품 주력
LF ‘히스 헤지스’, 여성의 남성용 코트 구매 34% 상승
신세계 인터의 ‘어그’ 올해 남성 고객 매출 52% 증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LF의 '이자벨마랑' 더현대 서울점. ⓒLF
LF의 ‘이자벨마랑’ 더현대 서울점. ⓒLF

패션업계가 ‘젠더리스’ 상품으로 소비자 이목끌기에 성공했다. 이미 남성용과 여성용에 대한 패션 구분이 희미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특히 겨울철을 맞아 젠더리스 상품 수요는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올겨울 젠더리스 열풍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히스 헤지스’의 코트와 패딩 등 겨울 아우터의 여성 구매가 늘고 있어서다. 올해 1월~11월 기준 히스 헤지스의 여성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히스 헤지스는 LF의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의 유스(Youth) 캐주얼 라인으로 ‘헤지스 맨’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는 남성 브랜드다. 그럼에도 여성 고객들 사이에선 히스 헤지스를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 베스트셀러 상품인 ‘캐너비 발마칸 코트’가 특히나 인기다. 제일 작은 사이즈인 XS 사이즈를 구입해 오버핏으로 착용한다는 긍정적 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LF 관계자는 “최근 추세를 보면 여성 고객들은 오버핏 연출이 가능한 코트와 점퍼 등의 아이템을 선호한다. 마침 겨울 들어 관련 젠더리스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LF ‘이자벨마랑’은 기존 타켓층을 여성 중심에서 남성 고객으로 넓혀가고 있다. 한 자릿수였던 남성 고객 매출 비중은 올해 두 자릿수까지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고자 LF는 기존 매장들을 남녀 복합 매장으로 리뉴얼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 23개의 매장 중 남녀 복합 매장은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4개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더현대 서울점이 리뉴얼 오픈했다.

LF의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아예 남성 전용 신규 라인인 ‘아떼 가르송’을 론칭했다.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제품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브랜드에서 젠더의 경계를 허문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수익 강화를 위해 남성 고객층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물산도 젠더리스 상품을 선보여 남심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성복 브랜드 ‘디애퍼처’의 경우, 패션 인플루언서인 ‘페퍼유’와 협업한 젠더리스 상품을 선보였다. 남성 고객을 위한 스웨트 셔츠와 반소매 티셔츠를 비롯해 △오버핏 푸퍼 재킷 △금장 단추 가디건 △테이퍼드 핏의 데님 팬츠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했다.

업계는 패션계에 젠더리스 열풍이 불어온 배경으로 소비자 관점 변화를 들고 있다. 패션 아이템에 대한 남녀용 구분 또는 고정관념이 허물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남자 옷과 여자 옷을 규정하는 고정관념이나 제약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카프와 어그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에 발맞춰 LF ‘닥스’는 남녀 공용 스카프를 출시했다. 소위 옷 잘 입기로 유명한 남성 셀럽들이 스카프를 착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났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어그도 남성들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그’는 올해 1~11월의 남성 고객 매출이 52%나 증가했다. 브랜드 자체적으로 올해 제품 스타일 수를 지난해보다 60%가량 늘려 남성 라인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스트릿 브랜드 ‘팔라스’와의 세 번째 협업을 통해 신발뿐만 아니라 의류 제품까지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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