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권지예 기자)
화성시 남양동 기업은행 사거리. 완연한 가을 날씨에 사람들은 사거리를 둘러싼 인도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얼굴을 맞대고 삼삼오오 하는 얘기는, "서청원 후보 언제 온대?"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남양동 유세를 약속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
채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 남양동 시장에는 민주당 오일용 후보의 선거 운동 현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파란 옷을 입은 선거 운동 도우미들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어댔다.
10월 21일, <시사오늘>은 10·30 재보궐선거 화성갑 선거 분위기를 보고자 현장을 방문했다.
선거 유세 현장이 늘 그렇듯, 화성갑에서도 선거를 위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노랫소리가 멈춘 후, 서 후보가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서 후보의 당선을 위한 찬조연설이 이어졌다.
배우 송재호 씨부터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 최영근 전 화성시장 등이 선거용 차량에 오르며 '서청원'을 외치기를 유도했다.
“서청원! 서청원! 서청원!”
서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질렀다.
'서청원'을 여러 번 외치고 나서야 서 후보가 등장했다. 다부진 표정으로 등장한 서 후보는 화성시에 "어머니가 태어난 고장"이라는 말로 친근감을 드러내며 화성의 발전을 약속했다.
"남양동을 남양읍으로…"
"낙후된 화성, 발전 10년 앞당기겠다."
그는 화성시 남양동 주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서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세 가지. 도로 확장, 전철 연장과 유니버셜 스튜디오 건립이다.
유세 연설을 마친 서 후보는 차량에서 내려와 자신을 위해 모여 준 지지자들을 향해 한 명 한 명 악수를 건넸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듯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지지를 약속받는 느낌이었다. 악수를 마친 서 후보는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서 후보 측 관계자에게 ‘유세 현장에 사람들이 늘 이렇게 많이 모이나’라고 묻자 “그렇다. 항상 사람들이 몰린다. 분위기가 좋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분위기가 좋았다.
서 후보의 유세 도중에 보라색 옷을 갖춰입은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의 선거 도우미 한 명이 지나갔다. 혼자였다. 그는 서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를 뚫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금새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일용 후보의 선거 운동 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거용 차량 위에서는 대변인이 유세 연설을 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 서 후보가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것.
그 와중에 오 후보는 막 도착한 듯,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선거 도우미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는 지지자들에게도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나누며 눈을 맞췄다. 그러고는 말 한마디 건넬 틈 없이, 다른 일정이 있는 듯 대기하던 차를 타고 빠르게 사라졌다.
열두시가 좀 넘어 화성시청 근처 상가에서 유세 일정이 있다는 오 후보 측의 말에 따라 그 곳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었으나 거리는 한산했다. 선거 운동 차량도, 오 후보도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그 주변을 돌았으나 아무런 낌새가 없어 자리를 떠나야 했다.
10·30 재보선, 화성갑 주민들의 말·말·말
선거 유세를 찾은 주민들에게 물었다. 한 주민은 서 후보 유세 연설 보러 왔냐는 질문에 “한 번 들어봐야겠다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고 있다는 A 씨는 “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서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 번하고 말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면서 “지금 동탄과 화성이 엄청나게 차이나지 않나. 화성이 발전해야 한다. 그린시티가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 곳에는 서 후보를 지지한다는 20대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화성시 울타리’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화성지역의 발전이 미흡하다. 유니버설, 그린시티, 전철 다 힘이 있는 의원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서 후보를 “젊은 사람들도 많이 지지한다”고 했다.
서 후보 지지층은 서 후보가 ‘힘 있는 6선 의원’이라는 점에 무게를 싣고 있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오일용 후보의 지지자는 어떨까. 오 후보 선거차량 근처에 서서 지켜보던 한 지지자는 “(오 후보는)준비된 사람,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총선에 떨어지고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활을 해왔고, 시장과 시의장도 민주당이기 때문에 지역 현안에서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또한 그 지지자는 “서청원은 부패비리전력이 있다”며 “서청원은 노인정 위치도 모르는 분이고 낙하산이 오는 건 화성시민의 자존심 문제”라고 피력했다.
반면 선거현장에 있으나, 우리나라 선거 유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이도 있었다. 자영업자 B 씨는 “누가 거짓말을 덜 하는지 지켜보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원들이 공약을 다 지키면 대한민국은 천국이다”라고 기자에게 푸념하기도 했다.
남양장이 선 10월 21일은 사람들의 왕래가 적었다. 선거유세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연설을 지켜볼 뿐이었다. 한산한 화성시를 일으켜줄 국회의원을 화성시 남양동 주민들은 찾는 중이었다. 수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로 기대가 이뤄지길 바라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