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중국발(發) 사드 경제보복 후폭풍에 이어 올해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 패션·뷰티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2018년은 각 업체마다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모양새다. <시사오늘>은 올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패션·뷰티업계의 핫이슈를 되짚어 본다.
패션업계, '평창 롱패딩' 특수
패션업계는 올해를 방긋 웃으며 시작했다. '평창 롱패딩'이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며 동계올림픽 특수를 제대로 누렸기 때문이다.
평창 롱패딩은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롯데백화점이 3만 벌 한정으로 제작해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조기 품절되는 등 대란이 이어졌고, 심지어 제품을 더 만들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곧 패션업계 전반으로 파급됐고, 롱패딩 열풍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2월까지 계속됐다. 공식 후원사인 노스페이스(티어1), 삼성물산 패션부문(티어3) 등 대형사부터 이랜드월드, 유니클로 등 SPA브랜드까지 골고루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디올, '욱일기'…돌체앤가바나·프라다, '인종차별'
올해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곤욕을 치렀다.
지난 3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은 욱일기(전범기) 디자인이 적용된 의상을 선보여 물의를 빚었다. 당시 디올은 중국 상하이 2018 S/S 시즌 패션쇼에서 아이보리 바탕에 붉은색이 사선으로 뻗은 디자인의 여성 드레스를 출품했다. 디올 측은 "부채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또한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는 최근 SNS 홍보영상에 동양인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이는 메시지를 담아 아시아 시장 내 소비자들의 공분을 일으켰고, 이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는 이달 중순 출시한 한 장식품이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두 업체 모두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발표했지만, 결국 불매운동까지 전개됐다.
오너家 떠난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각설' 점화
연말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조조정설과 매각설이 재점화됐다. 거듭된 실적부진에 이어 삼성그룹 오너가 일원인 이서현 사장마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회사 안팎에서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3일 박철규 상품 총괄 부사장을 패션부문장에 선임하고, 남성복 사업부를 통합하는 등 조직 안정화를 통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설과 매각설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서현 사장의 퇴진이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알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화장품업계, 갑질·소비자 무시·미투 등 구설수
2018년은 국내 화장품업계의 치부를 드러낸 한 해였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이니스프리, 한국화장품 자회사 더샘은 올해 초 미투 논란을 야기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사내에서 성희롱, 성추행 등 성범죄가 벌어졌음에도 사측이 가해자를 솜방망이 처벌하거나, 사건 은폐·축소를 시도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지난 5월에는 토니모리가 아이돌 그룹 비투비 팬사인회를 불투명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이 해당 가수 팬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엎치락뒤치락 경쟁
올해는 화장품업계에서 지각변동이 벌어졌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위치가 역전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 11.2% 성장을 이루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경제보복으로 흔들렸고, LG생활건강은 꾸준한 사업 다각화로 선방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이상, 당분간은 LG생활건강에 유리한 경영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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