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법안 연내처리, 27일 마지막기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2018년의 마감이 코앞이지만, 정치권엔 여전히 숙제가 쌓여있다. 올해를 넘길 것이 유력한 대표적인 이슈들은 공수처 설치, 선거제 개편, 대북 이슈 등이다.
공수처 설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이었다. 고위공직자 및 대통령 친인척의 범죄행위를 상시적으로 수사·기소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다.
공수처 설치 시도는 지난 1998년 국민의 정부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공직비리수사처'를 신설하려는 시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수 차례의 시도가 있었지만 검찰의 반발, 정치권의 의견차 등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문재인 정부 3년차로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구체화는 요원하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공수처 설치를 위한 자체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국회로 공이 넘어간 뒤, 문재인 정부도 더 이상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회에선 공수처 관련 법안들이 여전히 계류 중이다.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와 관련된 일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맡고 있다. 지난 11월 2일 지각출범한 사개특위는여당을 중심으로 공수처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의 반대 등으로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은 활동기간 연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년에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검경수사권 조정 선에서 타협을 본다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다만 박 위원장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을)야당에 양보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나름의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혹시 지난 해 12월 기사 찾아 봤느냐. 공수처 법안 계류중이라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로 될지는 가 봐야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같은 날 기자와 만나 "조국 민정수석이 만약 물러나더라도 공수처는 설치하지 않겠나"라면서 "이번에 못하면 앞으로도 못 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
선거제 개편은 연말 정국의 핵심 화두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주요 쟁점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일간의 단식투쟁을 하고,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 원내 야3당을 중심으로 '불꽃집회'를 여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합의 이후 정당간 다시금 의견차가 벌어지고, 청와대 특감반 논란, 국회의원 갑질 논란 등에 파묻히면서 선거제 개편은 다시 안갯속으로 돌입한 상태다. 지난 24일엔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하자"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정미 대표가 "전형적 갑질"이라고 받아치며 또다시 잡음이 일기도 했다.
그나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6일 선거제 개편과 관련, 다음달 중순경 정개특위 소위원회 합의안을 내는 방향으로 윤곽을 잡았다. 정개특위 1소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월15~20일쯤에는 1소위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날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소위원장의 제안에 큰 이견이 없고 공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선거제 개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사실상 미미하다.
민주평화당의 한 당직자는 같은 날 기자와 만나 "기득권 정당이 (기득권을)쉽게 내려놓겠느냐"면서 "내년 총선 전에 (선거제)개편이 가능할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대북 이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중심으로 한 대북 이슈 역시 진행중이다. 2018년 전반기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반도의 화해 무드는, 연말로 가면서 정체(停滯)상태다.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중요 일정들이 일제히 연기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 소식도 주춤하고 있다.
26일 남북철도·도로가 착공식을 하는 등 나름 남북의 좋은 분위기 자체는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큰 시각차를 보이는 상태다.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동의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경협특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아직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과 관련해서 본격적인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 못하다.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의 한 당직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나 "대북 이슈와 관련해선 정부의 노력에 비해 국회에서 많은 힘을 보태고 있지 못하다"면서 "여당으로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본회의, 현안법안 연내 처리 마지막 기회
27일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이 때 '유치원 3법''김용균 법''카풀 문제'관련 법안 등의 처리가 관심사다.
지난 24일 회동한 여야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들도 합의에 실패하면서, 연내 처리가 요원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정계의 한 당직자는 26일 기자와 만나 "내일(27일)이 연내처리 마지막 기회"라면서도 "요즘 분위기 보면 1월 임시국회도 힘들어 보인다"라고 토로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