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작은차, 엔트리카 시장을 대표하는 경차 모닝과 소형SUV 스토닉이 찬밥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소형SUV 신차인 현대차 베뉴가 등장함에 따라 엔트리카 수요가 분산, 가뜩이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앞선 모델들의 사정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베뉴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 베뉴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G1.6이 탑재됐으며 견고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비롯해 진보된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 및 편의사양, 1인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다채로운 커스터마이징 아이템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베뉴 출시를 통해 소형SUV 시장의 성장세에 적극 발맞추는 한편 기존 코나보다 작은 사이즈의 모델을 선보이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한지붕 두가족인 기아차 입장에서는 베뉴 출시에 대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동일 차급 내 가장 사이즈가 비슷한 스토닉과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어서다. 또한 경차 시장의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모닝이 갖고 있는 엔트리카 수요가 베뉴로 분산될 가능성도 점쳐져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모닝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2만40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6%의 감소세를 겪고 있다. 월 평균 판매량도 1000대 가까이 빠진 4015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인 것.
더욱이 지난 6월에는 3502대 판매에 그치며, 월 평균치보다 500대가 더 빠진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도 풀이되지만, 베뉴 출시를 앞두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엔트리카 수요가 일정부분 옮겨갔다고도 볼 수 있다.
스토닉 역시 마찬가지다. 스토닉은 지난해 상반기 9207대에 달했던 판매량이 올해는 5555대에 그치며 39.7% 줄었다. 월 1000대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음은 사실상 동급 모델인 현대차 코나와 이번에 출시된 베뉴 등에 그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이 부각된다.
특히 스토닉은 베뉴와의 직접적인 경쟁마저 불가피하다는 점이 열세로 꼽힌다. 베뉴의 차체 크기는 전장 4040mm, 전폭 1770mm, 전고 1565mm, 휠베이스 2520mm로 소형SUV 중 가장 작게 나왔는 데 이는 스토닉의 제원(전장 4140mm, 전폭 1760mm, 전고 1520mm, 휠베이스 2580mm)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어서다.
여기에 베뉴는 신차인 만큼 다양한 편의사양과 첨단 안전 사양들을 대거 추가함으로써 상품성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두 모델 모두 타겟 고객 층이 2030세대임을 감안하면 베뉴에 더 힘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이번 베뉴 출시가 경차 시장과 동급 스토닉의 판매 전선에 미칠 영향보다는 소형 SUV 시장의 성장세와 고객 선택지를 늘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형SUV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하기 때문에, 해당 시장을 더욱 세분화시켜 다양한 모델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베뉴와 작은 차 시장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고객 선택지를 더욱 늘려 해당 세그먼트의 수요를 늘리기 위함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차 모닝의 경우에는 가격부터 차급도 다르기 때문에 베뉴로 인한 판매 부진이라기 보다는 시장 트렌드에 따른 여파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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