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료 0.4~1% 인하로 상생 동참 주문
메리츠화재·삼성화재, 올해도 車보험료 인하 확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지난해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이 87.8%로 치솟으며 적자로 돌아섰다. 당초 보험업계는 높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지난해 기준 연간 손해율은 83.3%로 전년 대비 3.5%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7개 손해보험사(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MG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7.8%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별로는 △현대해상 84.7% △KB손해보험 83.7% △삼성화재 83.2% △DB손해보험 81.7%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모든 손해보험사가 손해율 80%를 넘기며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적자에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최소 0.4%에서 최대 1.0%까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 최종 인하 시기는 내부 절차를 거쳐 확정할 계획으로 오는 3월 중순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2022년 1.3% △2023년 2.5% △2024년 3.0%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원가 최선추정 원칙에 맞춰 시행하는 것”이라며 “상품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오는 4월 초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2022년 1.2% △2023년 2.1% △2024년 2.8%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데 이어 4년 연속 인하 기조를 이어가게 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그동안 보험료 조정에 신중한 입장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국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줄줄이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해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금융상생 압박으로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고 있다. 앞서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2024년 2월 2.1~3% 등 꾸준히 인하됐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단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결국 보험료를 소폭 내리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4년 연속 상생금융 참여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적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손해율 등을 기반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개입이 과도해지면 시장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지속되면 보장이 축소되는 등 소비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동결을 기대했지만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의 적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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