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최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들의 수용 여부를 두고 한국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외신들은 ‘예멘의 난민들이 한국 내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하는 한편,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배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내전을 피해 도망 온 500여 명의 예멘인들이 제주도에 입국한 후, 망명을 신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들이 멀고 먼 제주도 땅에 도착한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이 유엔 난민 협약에 가입한 몇 안 되는 아시아 국가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협약에 따라 제주도에 30일 간 무비자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주의 정책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입국한 대다수의 난민이 여성과 어린이가 아닌 건장한 남성인 점, 최근 무슬림에 대한 국제사회의 낮은 신뢰도 등으로 인해 브로커들을 통한 위장 입국이라는 의혹이 잇따랐다. 특히 난민 유입의 전례를 가진 유럽 국가들이 난민과 충돌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소식도 전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 속 불안감은 커져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난민법과 무비자 입국을 폐지하자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찬성하는 측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는 청와대에 △강제송환 요구 중단 △'가짜 난민' 논란 중지 △난민법 개정 반대 △출도 제한 해제 △신속한 난민 지위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대립하고 있다.
이에 일부 외신은 제주도에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난민들의 입장과 함께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한국 사람들을 함께 취재했다. 일본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지난 12일 르포를 통해 “예멘 난민들이 한국사회의 가짜뉴스와 분열에 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인터넷상의 근거 없는 소문도 난민들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일부 지역에서 난민 수용이 시작된 이후 성폭행 사건이 늘었다는 소식도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들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난민들이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지시를 전달하거나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때때로는 기도하기 위해 일을 멈추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외신들은 아직까지 정부의 이렇다 할 입장이 없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였던 이력을 거론하면서 논란의 해결을 위해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중동지역 전문지인 <아랍 위클리>도 같은날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였음에도 예멘인들에 대한 사건을 거론하지도 않았고, 한국 사회에 집단적으로 망명하려는 자들에 대한 수용 문제도 지적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난민 문제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도록 독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인들도 (예멘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전쟁 이후 해외로 피난갈 곳을 찾아 다녔던 예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외신은 한국이 UN난민협약을 수용하고 있음에도 탈북자들 외에 다른 국가 출신의 난민 수용에 배타적인 이유를 두고 ‘단일 민족성’을 강조했던 교육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일 미국 <뉴욕타임즈>는 사설을 통해 “한국은 오랫동안 외부인들에게 관대하지 않았지만, 이번 예멘사람들에게 보이는 한국인들의 분노는 한국 내에서의 외국인 혐오증이 얼마나 깊은지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보았을 때 이러한 반응은 놀랍지 않다”면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아이들은 ‘단일 민족’이라고 불리는 단일 혈통국가라고 믿도록 배웠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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